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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눈 “퍽” 내 주먹이 녀석의 볼에 정확하게 맞았다. 주먹이 조금 얼얼했지만 참을 만하다. 녀석은 여전히 사나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하얀 눈밭에 붉은 피가 섞인 침을 뱉고 욕지거리를 쏟아낸다. 그렇게 몇 번을 주먹과 발길질을 주고 받았다. 숨이 거칠어졌다. 나도 그리고 그 녀석도. 몸이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옆 반 거짓말쟁이 녀석의 말을 듣고 와서 시비를 거는 녀석을 보며 억울하다 말했지만 녀석은 내 말을 믿지 않았다. 3년을 보아온 나보다 한달 전에 이름을 알게 된 옆 반 거짓말쟁이의 말을 믿는 저 녀석이 내 친구였다는 것도 분하다. 그래서 울고 싶을 정도로 아픈데 억지로 꾹 참는다. 싸움은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지는 것이다. 굳이 정하지 않았지만 그건 우.. 더보기
그 때, 처음부터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건 아니었다. 낯선 타지에서, 누군가를 마음에 둘 만큼의 여유도 없었으니까. 너는 항상 빛나는 사람이었다. 너의 주변은 항상 밝은 빛이 그득했고, 사람이 넘쳐났다. 그렇게 나와는 상관없어 보였던 네가, 어느 순간부터 내 삶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정스레 다가오는 너를, 나는 모질게 밀어냈다. 내게 쏟아지는 시기와 질투어린 시선을 감당할 수가 없었으니까.. 그 때, 나를 바라보던 너의 눈빛을.. 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더보기
이게 뭔소리냐 나는 네게 눈이 멀고 너는 내게 맘이 멀고 네게 가는 길이 멀고 내게 오는 길이 멀다 내눈의 강물은 깊고 네눈의 감정은 옅다 더보기
아이와 엄마 아이는 모니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멀리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만 그저 잘못 들은 것이라 생각했다. 점점 소리가 커졌다. 커지는 소리에 분노가 섞이기 시작했음을 느꼈다. 아이는 잠깐 뒤 돌아 보지만 이내 모니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두려운 감이 생겼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을 물거품으로 만들기엔 너무나 아까워 그렇게 하지 못하고 말았다. 아이가 바라보는 모니터에는 이런 저런 그림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엄마는 아이의 뒤에서 아이가 바라보는 모니터를 같이 바라봤다. 엄마는 아이의 뒤통수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분노를 넘어선 차분함으로 아이를 불렀다. 아이는 엄마의 낮은 목소리에 경기를 일으키듯 놀라고 말았다. 더 이상 모니터 화면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이의 몸 속 깊은 곳에서 쿵닥.. 더보기
누군가가 궁금해질때, 몇달 전부터 거의 매일 아침마다 마주치는 청년이 한명 있다. 언젠가부터 항상 그 시간에 있는 안구정화 청년. 처음 봤을땐 어린왕자가 떠올랐다. 그리 크지 않은 키, 갈색의 펌한 머리와 뽀얀피부, 깔끔한 옷차림. 눈여겨 보기 시작한건, 내 쿠크가 깨졌을 무렵인 12월 초 즈음.. 아무나 소화 못할 메뚜기 패딩같은걸 입고 왔는데 그게 왜 그리 귀여워 보이던지 ㅋㅋ 어쨌든 그 메뚜기 패딩의 효과로 터미널에 진입하자마자 앉아있는 그 아이를 단숨에 파악해 낼 수 있었다. 그런데 매일 아침 마주친다고 표현하기가 애매한게, 서로의 옆모습과 뒷모습만 보기 때문 ㅋㅋ 일찍 와서 대기실에서 앉아 있는 그 애 앞으로 내가 버스를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하에 종종 걸음으로 걸어가는게 흔한 모습이다. 야상 + 어그 + 배낭 3종세.. 더보기
그녀다. 2 ep. 달도 안 뜰때가 있다. 벚꽃놀이에 빠진 커플 저주 기념. 아니 사실 그건 내 바람이고 하아. 평소 연주하던 동아리 밴드 공연을 끝내고 뒷풀이로 거하게 먹다가 먼저 가보겠노라며 자리를 떴다. ' 아까 미친듯이 뛰더니 지금은 왜 빼냐며 더 있다가 ' 라고 붙잡는 형들에게 ' 더 있으면 막차도 못타요, 저 돈 없어서 택시 못타요. ' 했더니 택시비 줄테니 더 먹자고 말리긴 했는데 사실 막차보다 남자들끼리 먹는 술이 맛있어봤자 여자껴서 먹는 것보다 더 하겠냐. 그냥 나왔다. 내가 여자에게 인기가 없어서 그렇지 이거봐, 남자들에게는 인기 많다니까? 남자들에게 인기 있어봤자 어디에 쓰냐고 하겠지만 나름 뭐 쓸데가 있을건데... 그 흔한 소개팅 한 번 안들어오는 걸 보니 쓸데없을거란 네 생각이 맞는 것 같기도.. 더보기
삭제하시겠습니까? "야 괜찮냐? 너무 마신거 아냐?" 대학 동기들과의 술자리. 대학 OT에서 처음만나 10년 가까이 만나온 친구들. 그중 한명이 얼마뒤 결혼한다며 모은 자리. 이제 슬슬 하나둘 결혼이란걸 하는 나이가 되었다. 남자4명과 여자2명. 이 녀석들 중 올해 결혼하는 녀석이 세명이다. 한번에 싹 빠져나가는구만. 간단한 저녁 식사와 오랫만에 얘기좀 하자며 옮긴 술자리. 오늘따라 술이 안받는다. 오늘 이자리를 만든 녀석. 참 많이도 변했다. 어릴적 순수했던 모습은 어딜갔는지... 혼수며 예물이며 이런 말이 나올때마다 내 말수는 줄어만간다. 그때마다 손은 비어있는 술잔을 채우고 녀석들의 대화를 엿들을 뿐이다. "야 근데 니네 선물 뭐해줄거야?" "글쎄다~" "니네 갈때도 서로 다 해주자" 티비? 냉장고? 에어컨? "이 .. 더보기
방바닥과 아이 아이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놀람이었다. 자신의 행동이 그렇게 잘못된 것인지 몰랐다. 아니 왜 그렇게 혼나야 하는지 몰랐다. 자신을 갑작스레 혼내는 엄마의 호통에 깜짝 놀라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이는 그 행동이 엄마의 호통을 불러올 것임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그 호통이 이렇게 큰 소리일줄은 몰랐다. 전혀 예측하던 상황이 아니었기에 아이는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다. 그리고 아이의 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졌고, 깊숙한 곳에 서려있는 한이 올라온듯 서럽게 울었다. 아이는 한참을 울었다. 그럼에도 엄마의 호통은 끝나지 않았다. 엄마도 이번에는 아이의 버릇을 고쳐보겠다는 심산인듯 했다. 아이는 울음이 길어지면서 자꾸 다른 생각이 났다. 처음에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이렇게 혼.. 더보기
우물 안 개구리. 지난 토요일, 교대역 법원 예식장에 다녀왔다. 아마 내가 남자였다면, 얘랑 결혼했을것 같다고 유일하게 생각한 친구의 결혼식 - 고등학교때부터 공부도 잘했고 얼굴도 조막만한데다 예쁘고, 똑부러지고 야무진 성격에 약간의 허당인 모습까지 너무 귀여운, 뭐 하나 부족한게 없는 완벽한 사기캐릭터다.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신의 직장에 들어가서 일도 잘 다니고 있고, 벌써 본인 소유의 오피스텔도 한채 있고 ㄷㄷ 이쯤되면 성격이라도 나빠야하는데 심지어 성격도 좋아 ㅡㅡㅋ 그냥 이건 사기캐다. 현실에 있을수 없는 사기캐릭터;; 친구의 남편은 ㅋㅋ 188cm의 잘생긴 훈남이었는데 얘도 사기캐 ㅋㅋ 처음으로 결혼식에서 친구 챙겨주는 역할을 하게 됐는데 혼자 한시간 일찍 가서 DSLR을 목에 걸고 이리저리 사진찍고 친구가 내.. 더보기
3. 쿠션, 소설책, 담요 ( 너와 나 ) 게임에 웹서핑 하면서 왠종일 만지작 거렸더니 이제 작작 만지라며 투정부리 듯 열을 낸다. 폰 주제에 주인님의 손길을 싫어하다니... 배터리 갈아끼울 겸 허리가 아파 잠시 일어났다. 그래, 내가 봐도 너무 폰만 잡고 사는 것 같긴하다. 아무 이유없이 그저 손가는 대로 만지작 거리다 보면 계속 달고 있게 되더라. 이걸 습관이라고 해야 할지, 버릇이라고 해야 할지. 이 참에 너도 열 좀 식히라고 내버려두고 책장앞에 섰다. 간만에 소설책이나 읽어볼까? 요즘 좀 안 보긴 했지...뭘 볼까 손끝으로 슥 훑다가 멈췄다. 아... 이걸 여태 안봤었네... 내 손을 멈추게 한 책을 꺼내들곤 자리를 잡는다. 쿠션을 등에 대고 무릎을 세워 담요를 덮고 그 위에 책을 놓는다. 읽어야지 해놓고 막상 시간이 없다, 읽을 기분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