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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익숙한게 좋은거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잠을 채 떨치기도 전에 너부터 찾는다. " 아, 이제 없지... " 익숙함의 다른 이름은 망각일까. 익숙하다보니 이제 네가 없다는 것조차 잊게 된다. 넌 언제나 내 곁에, 금방이라도 손을 뻗으면 닿을 곳에 있다는 당연함과 익숙함. 그들에게 배신 당한 나의 초라한 혼잣말. 밥을 먹어도 왠지 허기가 가시질 않아 내 입은 그저 한숨만 내뱉는다. 허전하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내 생활에 나는 없었다. 날 울고 웃게 하는 너로 인해 살았나 싶다. 처음엔 멋모르고 달려들다 목메이다가도 반복되는 달콤함과 쓰라림에도 익숙해져 계속 찾게 된다. 당연함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왜 했을까. 왜 항상 내 옆에 있어주던 너를 떠나보냈을까. 하루의 시간이 이렇게 긴 줄 몰랐었다. 어리석었다며 날 욕하고 그러면.. 더보기
칫솔 양치하면서 거울보다 문득 네가 생각났다. 나란히 놓여있는 주인잃은 칫솔. 거울속에 비춰진 모습이 나란 걸 알면서도 왠지 낯설기만 해 한동안을 칫솔을 입에 물고 멍하니 바라보았다 푸석해진 피부, 거뭇해진 눈가, 잠은 또 얼마나 설쳤는지 눈도 살짝 충혈된 듯 그래, 네가 떠나고 나니 이모양이다. 흡사 태풍이 휘몰고 간 것 마냥 방안은 어지러워진 지 오래 도둑도 훔칠 거 있나 찾아왔다가 안쓰러워 청소까지 해주고 갈 기세. 그래, 네 손길이 끊어지고 나니 내 손길조차 거부한다. 아니, 내가 거부하는 거겠지. 냉장고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반찬들. 언제 만들었는지도 몰라 차마 꺼내지도 못하겠다. 이미 쉬어버려 먹지도 못할텐데 치울 생각조차 없다. 어짜피 먹을 일도 없을테니 싱크대안 설거지도 한가득. 물기 하나 없이.. 더보기
넌 다른 여자들 같지 않았다 넌 다른 여자들 같지 않았다. 뭘 사달라며 바라는 것도 없었고 지나가는 말이라도 갖고 싶다 한적이 없었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가는 것보다 시장 근처 국밥이 더 정겹다며 좋은데 가자는 내 손을 잡아끌던 너였고 일이 바빠 전화할 틈이 없었다던 내게 밥은 잘 챙겨먹었냐며 전화안해줘도 되니까 야근에 끼니 거르지말라던 그런 여자였다. 그런 너를 난 아줌마같다며 깔보기만 했었고 다른 여자같지 않아 편하기는 하다고 생각했었다. 인사동. 11월의 어느날 밤. 거리를 밝혀주던 가로등 불빛만큼 아니 그보다 더 빛이 나던 네 웃음이 기억난다. 소위 없이살았어도 넌 그 빛을 머금고 살았었다. 배고프다며 밥을 먹자며 들어간 곳에서도 난 밥값을 계산하며 머릴 굴리고 있었지만 넌 그때도 ' 오늘 밥은 내가 사는거니 먹고 싶은.. 더보기
그 사람 1ver (여) 처음 봤을 때 부터 반한 것 같다며 / 따뜻한 눈웃음 지어주던 사람 어느날 밤늦게 찾아와선 보고싶어 / 어쩔 수 없었다 웃고있던 사람 술 좀 같이 해달란 말에 친구약속 / 취소하고 달려와 언제든 올테니 이제 나한테만 전화하라던 사람 / 그렇게 약속한 그래 나의 사랑 내가 아프면 자긴 더 아프다면서 / 새벽까지 옆에서 지켜봐주던 사람 어설픈 개인기로 기운없던 내가 / 피식 웃으면 같이 좋아하던 사람 내게있어 여자는 당신 하나뿐이야 / 다정히 말하며 꼬옥 안아주면서 내게는 언제나 진실만을 주겠다 / 그렇게 약속한 그래 나의 사랑 hook 평생을 언제나 이렇게 살자했던 그랬던 내가 전부라던 그사람 평생을 언제나 이렇게 살자했던 그랬던 나의 전부가 된 그사람 x2 2ver(여) 가끔 아픈듯 한 .. 더보기
주책 ( 酒策 ) narr ' 우리 그만하자 ' 1ver 잠깐만 다시 방금 뭐라고 한거야 / 갑자기 왜그래 무슨 일 있었어 한숨쉬며 보는 메마른 네 눈빛 / 굳어간 입술에 술잔도 기우네 도대체 뭘 그만 하자 하는건데 / 확실하게 말해줘 뭐가문젠건데 다그치는 내게 별거아니란듯 / 할말 더 없다고 일어서는 그대 너 떠난 빈자리 비워진 네 잔이 / 왠지 모르게 서글퍼 보여서 넘칠 듯 가득히 따라주고나니 / 사랑도 그렇게 비워내고 갔구나 혼잣말 하면서 내 잔마저 채워 / 단숨에 비우면 이대로 끝날까봐 그걸 또 마저 넘기지도 못해 / 남겨진 술처럼 나도 남아있네 hook 아무리 독하게 나를 비웠어도 / 나는 여전히 너를 담게되더라 아무리 독하게 나를 비웠어도 / 나는 여전히 너로 가득차더라 x2 2ver. 씹다버린 껌처럼 아무렇지.. 더보기
이유 누군가가 나에게 말했다. '누군가와 사귄다는거..꼭 헤어지려고 사귀는거 같아서 허무해.. 그렇게 따지면 왜 사귀는 건지 모르겠어' 어떻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사귀면서도 계속 불안해하고, 마음졸이고 이 사람과의 행복이 계속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수만가지 생각을 하게된다. 나중에 헤어지고 나서는 '거봐 이럴줄 알았어..역시 사랑을 하지 말걸 그랬어' 이렇게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랑은 허무한게 아니다.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냥 내 가슴속에 영원히 추억과 경험으로 남아서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어주는 힘이 된다. 그 사람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고 앞으로 다른 사랑을 더욱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거다. 사랑을 한다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하는 슬픔이 아니라. 내 자신의 모습을 똑바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