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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명왕성 교육 연수가 있었다. 총 2.5시간짜리 교육이었는데 요즘 박근혜 정부가 밀고 있는 창조경제의 개념 이해를 위한 강의를 1시간 정도 듣고 있으려니 내가 뭐 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도망을 쳤다. 난 사춘기는 아니지만 이런 식의 강의는 너무나 짜증난다. 진짜 오랜만에 국민의례를 할 뻔 했다. 아 국민의례를 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별로라고 생각해서 왠만하면 피하는 편이다. 예전에 조카 유치원 졸업식에 참석했다가 가슴에 손을 얹고 있는 내가 너무 어색해서 미치는 것 같았다. 국가주의나 민족주의에 두드러기를 일으키는 성향이 언제부터 생겼는지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땡땡이를 쳐서 상상마당을 달려갔다. 그 무렵에 하는 영화를 아무거나 봐야지 해서 무작정 갔다. 예상한대로 평일 오후라서 관객이 많이 없었다. 손쉽게.. 더보기
팔레스타인 -조 사코 조와 사메 같이 일을 한 적이 있는 동료 중에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3년간 살다 온 사람이 있다. 원래 정치 얘긴 하는 사이가 아니지만 딱 한번 물어본 적이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과 이스라엘 사람 사이에 자주 갈등이 생기는데 어떤 쪽이 책임이 더 큰 것 같이 느껴지는지 라고 물었던 생각이 난다. 그 사람의 대답이 '둘다 똑같이' 였다. 그래서 약간 발끈해서 진짜 그렇게 생각하나고 팔레스타인이 불리한 상황에서 항거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냐고 되물었던 적이 있는데 대답을 회피했던 기억이 있다. 그 사람은 이스라엘 쪽에서 공부를 하고 와서 비겁하게 자신의 정치적 결정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 "팔레스타인"을 읽고 나니 조금은 이해가 갔다. 나 같아도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만화책이라고 초반에 .. 더보기
단 한번의 연애 그림출처 : http://www.yes24.com/24/Viewer/DetailImageView/8117721 성석제 작가의 첫 연애 소설이다. 제목만 들어도 제법 끈적이거나 질척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의외로 아니었다. 복잡한 일상 가운데 재밌게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인 듯 하다. 소설은 민현이라는 고래잡이의 딸이자 영재와 천재 사이쯤 되는 좋은 능력 가진 제멋대로인 듯 보이는 한 여자를 바라보는 한 남자의 인생이야기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첫 눈에 사랑에 빠지게 되는 세길은 그 후로 그녀의 주위를 맴돈다. 그는 그녀와의 연락의 끈이 닿아있을 때 삶의 활력이 돋고 그렇지 않을 때는 그저 그렇게 일상을 살아가는 일편단심 민들레라고 할까 민현의 인생은 굴곡이 많았다. 고래잡이로 뛰어난 능력을 가졌지만 술주정뱅이 .. 더보기
타인의 삶 수요일 목요일 대전 출장이 있었습니다. 평소 생활 리듬과 다르게 움직여서 그런지 많이 피곤해서 집에 와서도 글을 쓸 힘이 없어서 이제 올립니다. 양해 바랍니다. 친구의 추천을 받은 이 영화를 KTX 안에서 보았다. 나이가 들었는지 피곤해서 그런지 KTX에서 영화를 보면서 속이 울렁울렁거리며 오심을 느꼈다. 20대에는 부담없이 기차 안에서 책도 보고 영화도 봤는데 이제 나이가 들었는지 달팽이관에 문제가 생겼는지 점점 힘들어진다. 덕분에 전반부는 집중력 있게 보지 못했다. 어차피 한 시간 여행이라서 다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나머지 절반은 집에 와서 보았다. 그런 이유로 전반부보다는 후반부를 좀 더 집중력 있게 볼 수 있었다. 시대적 배경은 1985년 동독, 슈타지(국가안보국) 소속인 대위 비즐러가 .. 더보기
비포 미드나잇 그림출처 : http://www.impawards.com 온전히 포스팅을 위해서 보았다. 서서히 압박으로 다가 온다. 일주일 중 수요일이 제일 싫다. 이유는 포스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고 나면 재미있다. 아니 하는 중에도 재미있다. 쓸데 없는 글을 나열하는 것도 재미있고 쓰레기를 생산하면서도 나의 내면에 집중할 수 있다는 느낌도 좋다. 시간이 지나서 내가 쓴 글을 보면 나의 심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것도 따뜻해서 좋다. 여러 측면에서 포기하지 않아야 하는 일이다라고 가슴에서 속삭인다. 그렇지만 역시 포스팅하는 것이 쉽지 않다. 덕분에 내 개인블로그가 죽어가고 있지만 말이다. 일요일에 항상 가는 영화관이 있다. 영화 티켓을 사고 뭘 먹을 지 고민하다가 혼자서 일본식 매운카레를 먹으러 갔다. .. 더보기
뮤지컬 그날들 "넌 김광석 노래를 들으면 뭐가 생각나?""나? 음, 말로는 정확히 표현을 못하겠는데 세상을,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한 사람의 절망, 허전함, 외로움이 생각나" 당신은 어떠신지? 당황스럽게도 나는 김광석의 노래는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접했다. 그 당시 서로 좋아했던 한 여자아이에게서 받은 선물인데 처음 받고서는 당황했었다. 앨범 자켓부터 TV에 나오는 노래와 분위기가 좀 다르니까 이 분위기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그리고 듣기 싫은데 그 친구를 생각하면 한번은 듣고 느낌을 말해줘야 하는데 그 불편한 감정을 참아내고 노래들을 들을 수 있을까? 처음 듣고 '한 곡 정도는 좋네'의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한번만 듣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자면서 카세트테이프를 틀어 놓는 버릇이 있었다. 또한, 책을 .. 더보기
헤비메탈 좋아해요? "헤비메탈 좋아해요?" "락 스피릿은 좋아합니다. 음, 저항의 느낌, 뭐 이런 거 좋아합니다. 근데 헤비메탈은 관심 있게 들어본 게 메탈리카 정도일까요?""이번에 해리빅버튼이 단독콘서트를 가는데 같이 안 갈래요?""(그 이름은 금시초문이라는 듯 한 표정으로 약간 망설이면서)... 초대권 있어요?""그럼요, 같이가요.""아, (역시 망설이면서) 예, 알겠습니다." 이렇게 가게 되었다. 뭐 다른 사람들에게는 일상적인 일들이겠지만 나에게 홍대 살면서 이런 홍대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첫 기회임에 틀림없었다. 홍대 산 지 어언 10년이 넘었지만 클럽, 인디 밴드 음악과는 거리가 멀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들 나를 보면 홍대 사는 사람 같지 않다고 하는데 왜냐하면 홍대인으로써 알아야 할 것을 하나도 모르고 .. 더보기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과 김조광수 감독 (그림출처 : http://www.xiami.com/album/525552) 이렇게 신나는 퀴어(이 용어를 퀴어 아닌 사람이 쓴 것 사과한다. 한마디로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 빌린 것이다. 그러니 나에게 너무 화를 내지 말아주길) 영화가 있었을까 싶다. 영화에서는 그런 그들의 치열한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지금까지 우리가 봐왔던 무거운 영화들과는 많이 다르다. 무겁지 않고 발랄하면 맑은 느낌의 로맨틱 코미디를 보는 느낌이다. 이번 주는 쓸 글이 마땅치 않았다. 그런데 요즘 한창 김조광수 감독의 결혼 소식이 언론에 많이 나오고 그것에 대해서 비난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아서 그의 역사적인 행보에 힘이 되어 주고자 이 글을 쓴다. 먼저 일단 좀 억지스러운 것부터 나열하겠다. (욕을 먼저하고 칭찬은 나중에... 더보기
자폐아를 위한 의사소통 앱 자폐아의 특징 중 가장 부모들이 가슴 아파하는 것은 의사소통 잘 안된다는 사실이 아닐까 생각한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도 말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감정을 주고 받는다. 아무리 귀여운 강아지라도 감정을 나누지 못한다면 강아지가 아무리 귀엽게 생겼더라도 강아지에게 정성을 쏟지 않을 것이다. 만약 당신의 아이가 자폐증을 앓고 있고 아이와 의사소통이 불가하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생각만해도 두렵지 않을 수 없다. 가장 좋은 것은 아이에게 자꾸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아이스크림을 사 줄 때 아이스크림 봉지를 뜯지 말고 그냥 주어서 뜯어 주라는 의사표현을 오기를 기대한다든가 외출할 때 옷을 입거나 신발을 신을 때도 도와주지 말고 도움을 요청할 때까지 기다려 본다.. 더보기
위대한 개츠비 (그림 출처 : http://www.yes24.com/24/Viewer/DetailImageView/3636227)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는 이 점을 기억해두는 게 좋을 거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서 있지는 않다는 것을." 이 두 번째 문장을 글 전체와 어떻게 연결을 시켜야 할 지 난감했다. 소설의 등장인물 중에서 어느 누구도 위의 말에 해당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굳이 가까운 사람을 찾으려면 개츠비가 아닐까 싶다. 개츠비가 그런 방식으로 자수성가를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만 위의 문장을 적용시키려면 억지로 시킬 수 있을지 않을까 싶다. 왜 떳떳하지 못한 사업 내용으로 부자가 되어야 했는지에 대한 이유가 자신이 사랑했던 한 여자라고 말한다면 무척이나 허무한 일이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