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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애를 하며 깨달은 것들.. 한동안을 씁쓸한 아메리카노만 마셔대더니, 요즘은 바닐라 라떼에 정착했다. 쓰디쓴걸로 스스로를 흑화시키는데 실패한걸까. 자주 듣는 노래처럼 때때로 바뀌는 커피 취향이, 어쩌면 내 기분을 반영하고 있는지도. 그러니까, 뭐 딱히 나아진건 없는데 그다지 나쁘지는 않은, 어정쩡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짧은 두번의 연애와 최근에 혼자 썸탄것까지 찌질한 연애사를 되짚어보며 직접 경험해서 새삼 깨달은 당연한 얘기들을 해보고자 한다. 1. 뭔가가 수치로 계산되기 시작하면 그건 사랑이 아니다. 좋아하면 절대로 잴 수가 없다. 이 사람이 괜찮은 사람일까 아닐까 이런 재는거 말고, 정말 수치로 계산되기 시작할때. 2. 배려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상대는 답없다. 원래 생색같은거 잘 내는 타입도 아닌데다 왠만한건 다 이유.. 더보기
문득 궁금해진 몇 년전 한 프로그램. 5년쯤 전이었나..? 집에 내려와 있을 때 무심코 본 TV 프로그램 하나가 가끔 생각이 난다. (케이블이었는데 아마도 TVN으로 추측하고 있다) '시집' 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제목이었던 걸로 어렴풋이 기억한다. 2부작이었는데 심지어 실화였다. 내용은 대강 이랬다. 외국에 유학 간 35살 남자와 국내에 있는 35살 여자가 6개월간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웠다. 남자가 1~2주일 정도 국내에 들어오게 되는데, 6개월간 이메일로 사랑을 키운 두 사람은 이미 결혼을 하기로 약속한 상황이었다. 남자가 국내에 들어와서 여자를 처음 만나고 (제작진이 정성껏 메이크업이며 코디며 꾸며줬었다) 서로 눈에 하트가 붙은 두 사람 ㅋㅋ 그리고 결혼허락을 받는다고 남자 집이 발칵 뒤집힘. 남자쪽 누나들과 시부모님이 여자를.. 더보기
이 땅에서 남자로 산다는 것은.. 예전에 광수생각이었나?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한 장면. 아버지 뒤에 나사가 떨어져 있는.. 늙은 아버지를 고장난 기계에 비유했던 컷이 있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새삼 깨달은건, 이 땅에서 남자로 산다는건 참 힘든 일이라는 것. 지인이 언젠가 내게 자기 사는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그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6시 30분까지 출근해서 일을 했고, 열시쯤 퇴근해서 집에 들어간다고 했다. 집에 들어가서 바로 쉴 수 있는것도 아니란다. 집에 오면 남편으로서의 의무, 아빠로서의 의무가 있기 때문에 다 팽개치고 내 몸 하나만 가누면 안된단다. 집에 가면 그 때부터 또 다시 가장으로서의 의무가 시작이라고. 아이가 잠들때까지 같이 놀아주고,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아내와 대화하고 그러다보면 시간은 훌쩍 한시. 그제.. 더보기
새해 다짐! 새해에는 꼭 커피를 끊고, 위장병을 잘 다스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챙겨먹기로 했어요. 저는 제가 커피를 못 끊는는걸 보니까 그제서야 금연에 성공하지 못하는 분들이 이해가 가더라구요. 이게.. 마음 같지가 않다는게 참..;; 위장약을 먹으면서 연하게나마 아메리카노를 먹는 저를 보고는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마음을 다잡았답니다. 정말 건강하게 살고 싶어요 ㅠ 으아아아.. 소화 잘 안되는 밀가루도 멀리해야지.. 새해에는 꼭 건강한 내가 되길.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ㅇ^ 더보기
어른들이 철도 파업에 반대하는 이유. 같이 근무하시는 40대 후반~ 50대 초반 아저씨들이, 지지하는 정당도 다른 아저씨들이 그럴때만 한마음으로 철도파업 노동자들을 욕하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 분들이 뉴스 보면서 하시는 말씀을 가만히 들어봤다. 내용은 항상 비슷비슷 했다. 철도직의 고연봉을 욕하는 것. 나는 죽어라 해도 얼마 받는데 쟤네는 얼마 받는다더라. 철도 매표소에서 표 하는데 왜 그렇게 돈을 많이 받아야 하냐, 구조조정이 절실하다. 고연봉 때문에 부채가 생겨서 저렇게 된게 아니냐...(중략) 당연히 믿음이 굳건하신 분들이라 말이 통하지 않을걸 알면서도 물었다. 매표소에서 표를 파는 사람들도 공채로 뽑힌것 아니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하시길래 요즘 공기업 들어가려면 스펙이 얼마나 되어야 하는지 아시냐고..제 친구도 들어간 애들.. 더보기
허영 혼자 하는 여행은 대체로 허영의 결과일 때가 많다. 자기애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그 졸렬한 결말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때 우리는 가끔 여행이라는 극적인 방식을 동원하게 된다. 그런 여행자일수록 주변을 시끄럽게 하고 자신의 허무와 고독, 결단력을 강조하고 과장한다. ... 이런 이들이 굳이 여행을 탈출구로 택하는 이유는 그래도 여행이 자살이나 이직, 이민보다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 그런데도 폼은 나면서 비교적 기간도 짧아 여행전에 하던 일로 쉽게 복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 가면, 이것이야말로 여행자의 필수품이다. - 포스트잇 - 김영하, 中 - 어디든 떠나야겠어.. 더보기
감기 감기에 걸리면 사람이 그렇게 초췌해질 수가 없다. 안색은 창백해지고 창백해진 피부 덕분에 눈 밑 다크써클이 도드라져 보이고.. 훌쩍 거리며 코를 풀어서 코 옆은 다 헐어있고 입가도 다 헐고.. 뭐.. 이쯤되면 거의 폐인이다. 감기약이 얼마나 독한지 감기약에 취해서 몽롱한 상태로 며칠을 보냈고 약기운에 일시적으로나마 덜 훌쩍 거리는게 다행이라며 스스로 위안삼고 이 감기가 빨리 지나가기만 바라고 있는걸 보며 뭔가 묘한 감정이 들었다. 몸이 아니라 마음이 아플때에도 나는 그 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 바라고 있었던게 아닐까 싶어서... 근본적으로 내가 강해지지 않으면 다 소용 없는 짓인데 말이다. 이제 술을 마셔도 네가 생각나지 않는다. 이렇게 한바탕 앓고 나면, 너도 지나간 감기 같은 존재가 되겠지.. 더보기
내가 변함없이 욕심내는 것. ↑ 지난 달에 산 책들이다. 이미 읽은 '사월의 미, 칠월의 솔'과 ' 그 남자의 소설'까지 10권을 샀다. -_-; 난 어렸을때부터 유독 새책을 좋아했다. 문구점 가서 새 펜, 새 노트 사는것도 좋아했고..ㅋㅋ 그러고보니 문제집도 욕심냈었다. 왜.. 공부할때 꼭 문제집 잔뜩 사는 애들 있잖아.. 좋아하는 과목은 문제집 몇개씩 사 놓고 풀고 ㅋㅋ 그래서 영어와 수학의 점수 차이가 유독 심했는지도 모르겠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더니.. 그래도 나이 먹어서도 이럴 줄 몰랐다. 사람은 정말 변하지 않는구나- 싶다. 직장인이 되고 가장 좋았던건 좋아하는 것을 서슴없이 살 수 있다는 것. 물론 처음 3년은 백화점과 참 친하게 지냈다. 지금이야 철들어서 5만원짜리 야상도 잘 입고 다니지만 ㅋ 그땐 왜 그렇게 .. 더보기
슬픈 티오피.. 좀 전에 선물받은 시원한 커피다. 내가 자주 가는 편의점 할아버지한테 받은거 ㅠ_ㅠ 가뜩이나 자리도 안좋은데다 불황이 겹쳐서 폐업을 결정하셨단다. 5년 계약인데 절반 밖에 채우지 못해서 위약금을 1300만원이나 물어주고 그만두신다고..ㅠ_ㅠ 그동안 고마웠다면서 커피를 하나 내어주셨다. 사실 집 바로 근처에 위치한 편의점은 아닌데 그 편의점이 장사가 안 될 것 같아서 일부러 거기를 가곤 했었다. 우리집 근처는 학교 근처라 내가 안팔아줘도 장사 잘 되니까.. 뭐.. 생각해보면 그다지 많이 팔아드리지도 못했는데 단골이라고 챙겨주셔서 가슴 한켠이 뭉클해졌다. 어쩌지.. 이 달 말까지만 하신다는데 쿠키라도 구워서 갖다 드려야 하나 ㅠ_ㅠ 어찌되었건 정들었던 사람들과 이별 한다는건 슬픈 일이다. 비록 오며가며 인사.. 더보기
외로움에 대한 고찰 어렸을때 나는 외로움과 괴로움의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했었다. 제대로 의미를 파악하게 된건 초등학교 3학년때 즈음..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몸소 느끼게 된건 사회인이 되고나서, 그 전엔 친구들에 둘러싸여 있어서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그제서야 알게 됐다. 나이드신 상사분이 가끔 혼자서 Bar에 가서 술을 마신다고 했을때.. 의아한 어조로 왜 혼자 가서 드시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말상대가 필요해서 라고 말하며 씁쓸한듯 웃던 그 표정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때 그 말을 이해하기에 나는 너무 어렸던 것 같고, 요즘에서야 그 말이 가감없이 이해되는걸 보니 내가 나이가 들긴 들었구나 싶다. 새삼 그 상사분이 생각났던건, 내가 퇴근길에 자주 가는 커피집에 나도 단순히 커피가 목적이 아니라 실은 말 상대가 필요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