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요일

가치관의 혼란 나는 연애사만 엮이면 참 찌질해진다. 내가 상상하던 이 나이즈음의 연애는 이게 아니었는데. 휴~ 암튼 각설하고 ㅋ 지난주에 그 녀석 때문에 한창 힘들어 하고 있던 찰나에, 답답한 마음에 타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었다. 사실 별 답변을 기대하지도 않았었는데.. 의외로 정곡을 찌르는 댓글들에 놀랐다. 내가 올린 글의 요약은 이랬다. 썸 타는 사이에 내가 먼저 끝내자고 했는데 후회가 된다. 돌릴 수 있을까 - 이런 내용이었는데 댓글들이... ㅠ_ㅠ... 이래서 드라마 보면 다들 집 앞에서 기다리는구나... 찾아가고 싶어도 집을 모른다네 이 사람들아 ㅠ 이 댓글의 마지막 부분을 읽고 깜짝 놀랐다. ㄷㄷㄷ 약간 괘씸한 마음이 있긴 있었기 때문에. 댓글이 내 마음을 후벼팠다. 그런데.. 이렇게 아픈데 이게 좋아하는게.. 더보기
가끔씩, 떠오르는 것들 언젠가 친구 한명이 내게 그랬다. 자기는 기억이 싸이월드 사진첩처럼 저장되는 것 같다고. 기억이 함축되서 이미지로 저장되는 것 같다고. 나는, 그 날의 온도를 기억한다. 네가 내 손을 살며시 잡았을때 느껴지던 따스함, 그리고 서늘한 찬 공기, 제법 추운 날씨에 내 뺨이 발그레할 새도 없이 두 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던, 네 손의 온기를 기억한다. 거기에 옆에 있던 고등학생들의 시선까지 덤으로. 그 시선에 당황한 나를, 넌 예전 어느 초콜릿 광고처럼 껴안았고, 네 점퍼에 달린 모자를 같이 쓰고나니 그 애들은 내 시야에서 완벽하게 사라졌다. 모자 안이 어두워서 내 회색 머플러의 털실이 네게 옮겨갔었지. 헤어지기 싫다던 너를 택시 태워 보내면서도, 사실 나도 같은 마음이었다는건 이야기 하지 않았었다. 그 낯선 .. 더보기
마진콜 간만에 금융시장의 긴박감을 느껴보고 싶었다. 자본주의는 주기적으로 한번씩 엎어야만 다시 채울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이다 보니 2008년 리먼브라더스 몰락 같은 큰 파장이 간간이 인다. 이런 큰 파장이 생기는 것이 자본주의의 한계인지 다른 시스템도 그런지는 명확하지 않다. 확실한 것은 그런 파장으로 인한 사람들의 고통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그것도 정책 결정 혹은 여론 형성에 전혀 참여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가 가장 심하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왜 금융위기가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는 기색이다. 이유는 이미 공개된 듯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이를 묶어서 파생증권으로 만든 MBS의 계단식 몰락일 것이다. 감독은 그 점에 대해서 많은 의견이 있어 사람들이 잘 안다고 믿는지 혹은 정확한 원인을 언급.. 더보기
뮤지컬 어메리칸 이디엇 고민을 하였다. 좀 비싸더라도 좋은 자리로 할까 아니면 돈이 아까울테니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볼까? 지금까지 몇몇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봐왔던 경험에 의하면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연출력은 대단한 편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플롯 또한 튼튼한 편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후회는 해도 뮤지컬을 보고나면 후회하는 경우는 없었다. 끊임없이 좋은 자리로 하라는 욕망이 꿈틀거렸다. 하지만 이번 달은 소비 예산을 초과했으니 좀 안 좋은 자리로 선택하자라고 결정을 내렸다. 뮤지컬 티켓은 각종 할인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비쌌다. 어메리칸 이디엇이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가졌던 느낌은 미국의 세속주의에 눈이 멀어서 욕망을 채우는데만 급급한 생각없는 미국의 젊은이들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가 했다. 지구 상의 한쪽에서는 .. 더보기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 이번 토요일에 다른 일로 바쁜 나머지 독서토론모임에 참석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고자 여기서 나의 감상평을 간단히 적고자 한다. 다음 주는 추석 휴일이라는 핑계로 글을 쓰지 않을 작정이다. 뭐 가장 큰 이유는 고향에 내려가면 컴퓨터에 접근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다른 멤버들께 양해를 부탁드린다. 최근에 연구실에서 같이 공부하는 동료들과 Machine Learning 이라는 분야를 같이 공부하였다. 얇은 책이었지만 여름방학 때 Machine Learning을 할 수 있는 당위성과 Machine learning을 했을 때 한계를 공부를 하였다. 머신 러닝 알고리즘이나 실제 문제에 적용하는 부분은 하지 못하고 겨울 방학때 할 과제로 남겨두었다. 머신러닝은 확률과 통계라는 개념을 그대로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되는.. 더보기
숨바꼭질 지난 목요일에 대전 출장을 다녀왔는데 그 날 친구와 함께 본 영화가 숨바꼭질이었다. 되도록 상업적 영화를 피하고 독립영화를 보고 싶은데 계속 되는 친구들의 약속에 때때로 상업영화를 보기도 한다. 어린 시절에 친하게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현재 다시 만났을 때 공감대를 쉽게 형성할 수 있으리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빈틈을 잘 메울 수 있는 수단이 영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영화의 흐름을 보면 저런 일을 어떻게 가능하게 했을까 등의 조금은 비현실적인 부분이 있지만 영화는 우리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편견들을 비판적으로 다루는 부분이 많다. 전반부에서 영화가 전개되는 흐름은 관객들을 완전히 오해의 늪으로 빠트린다. 어린 시절 입양아인 주인공 손현주는 부모님의 친 자식인 그의 형을 모함함으로써 가족의 중.. 더보기
C1+y = :(8): 김중혁 군대 제대 후 잠시 인라인 스케이트에 재미가 들려 일주일에 두 세 번 이상 타고 다닌 적이 있다. 집이 홍대 근처이기 때문에 주로 월드컵 경기장 주위 공원인 평화의 공원에서 인라인을 탔었다. 이 곳에서 인라인을 탔던 이유는 평화의 공원 바닥 재질이 대리석 비슷한 재질로 표면이 매끈하여서 작은 힘으로도 빠른 속도를 얻었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당히 마찰력이 좋아서 슬라롬 인라인 스케이팅을 즐기기 좋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위로 불광천과 홍제천이 있어서 슬라롬 기술 연마에 지칠 때는 빠른 속도로 주행을 하면서 기분 전환하기에 안성맞춤인 장소였기 때문이다. 실력이 왠만큼 늘고 나서는 늦은 밤 시간에 도로를 주행하기도 하였다. 이유는 월드컵 공원에서 집인 홍대쪽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였다. 당연하게도 도로.. 더보기
아파트(박철수 저)를 추천한 이유 (그림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uosblog&logNo=50176137274 )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아파트에 살았다. 조그마한 읍내 시가지 한 가운데 딱 버티고 서 있던 아파트였는데 요즘처럼 몇 천세대가 사는 대단지 아파트는 아니고 5층 높이의 나즈막한 아파트로 30세대가 전부였다. 각 세대는 모두 같은 평 수로 요즘 아파트 단지에서 볼 수 있는 삭막한 풍경과는 달리 모든 동네 어른들이 몇 호에 사는 지 알고 있었으며, 동네 아이들과도 매일 같이 어울려서 놀 수 있었던 곳이었다. 30세대가 사는 작은 마을과 같은 분위기였다. 앞마당에는 미끄럼틀이 있는 놀이터가 있었고 뒷뜰은 잡초가 무성한 공유지로 취학전에는 매일같이 그 곳에서 뛰어놀던 생각이 .. 더보기
캐리 - 1976년작 76년 영화 캐리 포스터는 잘 만들어진 나머지 흉측한 느낌이 강해서 이미지 삽입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아무래도 블로그 대문에 피를 흘리는 캐리를 한동안 봐야 한다는 것이 심란할 것 같다. 지난 번 독서토론의 주제 책이 스티븐 킹의 캐리였다. 처음 소설 캐리를 접했을 때는 좀 생소했다. 호러 장르라는데 호러라기보다는 사이코 드라마같은 느낌이었다. 돼지 피를 담긴 양동이가 떨어지는 장면에 대한 묘사를 마치 슬로우 모션으로 글을 쓸 수도 있었을 텐데 이런 방식으로 하지 않았고 캐리가 일어키는 염력이 건조하게 느껴졌고 이미 앞부분에서 힌트가 다 있어서 뒤에 벌어질 이야기를 알 수 있어서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었다. 소설 캐리가 인기가 있는 작품이라는데 소설로써는 그 재미를 알기 쉽지 않았다. 영화 캐리를.. 더보기
카모메 식당 그림 출처 : http://differenttastes.tistory.com/665 내가 잘 하는(?) 아니 즐겨하는 음식은 안심돈까스와 토마토 스파게티이다. 내 스스로 좋아하는 종류의 음식일 뿐만 아니라 만드는 것도 좋아하는 음식 중에 하나다. 이런 종류의 것들은 한번 만들면 꽤 많은 양을 만든다. 그래야지 맛이 있고 마음도 든든하기 때문이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두고두고 내가 먹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런 음식을 한달에 한 번 정도 만들고 나의 후배들이나 동기를 집으로 초대해서 저녁을 먹는 것을 나를 위로하는 의식처럼 하고 있다. 이런 의식을 치르는 동안 새삼 느낀 것은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녀석들을 보고 있으면 내 쪼그라들었던 마음이 확 풀어지는 것 같았다. 어머니가 내가 먹는 것을 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