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요일

허영

 

 

 

 

 

혼자 하는 여행은 대체로 허영의 결과일 때가 많다.

자기애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그 졸렬한 결말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때 우리는 가끔 여행이라는 극적인 방식을 동원하게 된다.  그런 여행자일수록 주변을 시끄럽게 하고 자신의 허무와 고독, 결단력을 강조하고 과장한다.

... 이런 이들이 굳이 여행을 탈출구로 택하는 이유는 그래도 여행이 자살이나 이직, 이민보다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 그런데도 폼은 나면서 비교적 기간도 짧아 여행전에 하던 일로 쉽게 복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 가면, 이것이야말로 여행자의 필수품이다.

 

 

                                                                    - 포스트잇 - 김영하, <허영> 中 -

 

 

 

 

 

 

 

어디든 떠나야겠어..

 

 

 

 

 

'수요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 다짐!  (2) 2014.01.01
어른들이 철도 파업에 반대하는 이유.  (4) 2013.12.25
감기  (1) 2013.12.11
내가 변함없이 욕심내는 것.  (2) 2013.12.04
슬픈 티오피..  (2) 2013.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