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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진도 여객선 침몰,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을 했다. 여느때처럼 사무실엔 YTN 뉴스가 켜져 있었고, 9시 40분이 넘어간 시각, 갑자기 속보 화면으로 바뀌었다. 여객선이 침몰 위기라는, 한국판 타이타닉 같은 상황인 듯 했다. 8시 55분에 구조 요청을 했고, 속보로 나오는 뉴스엔 이미 선체의 60%가 기울어져 있다고 했다. 작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우리나라 최대 크기의 여객선인 세월호. (여객선이 새것은 아니고 일본에서 18년동안 운항하다가 2012년에 우리 나라에서 사들여서 작년에 운항을 시작했다고) 처음엔 11명(?)이 일단 구조 되었다는 식으로 뉴스가 떴는데.. 정말 실시간으로 계속 뉴스를 보다보니까 오보가 엄청났다. 갑자기 전원구조 했다는 뉴스가 방송되길래 그 짧은 시간에 전원구조? 뭔가 미심쩍었지만 너무 다행스러운 일.. 더보기
블로그로 알아본 심리. 예전엔 블로그에 나타나는 성향들이 그 사람의 내면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엊그제 무심코 노래를 포스팅하다가 내 생각이 틀렸구나 - 싶었다. 내면을 드러내긴 드러내는데, 진짜 내면을 드러내는게 아니라 닮고 싶은 내면을 표출한다. 내가 엊그제 포스팅한 버벌진트의 '우아한년2012' 같은 자극적인 노래를 듣는건, 지금껏 바른생활소녀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산 내 삶에 대한 일종의 반항 같은 것. 평소에 욕을 안하는 내가 블로그에선 내 공간이라고 욕도 하고.. 나는 좀 기 센 여자가 되고 싶었나보다. 지금 내가 너무 약해서 싫은거겠지.. 온라인에서 사람을 만나면 안된다고 하는 이유는 바로 이거다. 그 공간에서는 내가 나를 얼마든지 꾸밀 수가 있다. 온라인 상으로 이미지를 구축하는건 얼마나 쉬운일인가. 그리고 .. 더보기
대학시절의 회상 날도 꾸리꾸리하고 요즘따라 옛 생각이 난다. 인생은 자신의 경험치라는 말이 정말 와 닿는게 본인이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른다는걸 깨달았기 때문. 10대의 삶은 전형적인 모범생의 삶이었고 (야자 안하려고 용쓰던것만 빼면_ㅋㅋ) 극과 극으로 20대의 삶은 열등생이었다. 일차적인 문제는 내가 수능을 망쳤다는 거였고, 내 의지와 상관없는 곳으로 대학 진학을 했다는게 흑역사의 시작이었다. 웃긴건 ㅋㅋ 모집인원이 50명이었는데 최초 합격자는 7명만 들어왔다는 것. 수석 차석은 아니었으니 나는 적어도 입학할 당시엔 3~7등 사이였겠지. 아마 1학년 1학기에 담임교수가 내게 신경을 썼던건 입학할 당시의 성적 때문이었을거라 추측한다. 한 학기를 다니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건 정말 아니야... 라고. 그때 반수를 하던지.. 더보기
우울할때 하면 좋은 일. 이건 내가 가끔씩 가뭄에 콩나듯이 하는 행동이다. 타겟은 버스기사 아저씨. (단, 자주 타는 시간대에 자주 마주치는 기사님들은 피해라) 방법은 아주아주 간단하다. 1. 편의점에 들려서 맛있는 캔커피를 두 개 산다. 2. 계산한다. 3. 버스탈때 운전석에 앉아계신 기사님께 "이것 좀 드세요~" 하며 손에 들고 있는 캔커피 두 개 중 한 개를 건넨다. 3. 그냥 캔 커피만 건넸을 뿐인데도 내 기분이 좋아진다. 4. 내가 베푸는 작은 호의로 인해 기분 좋아진 상대방을 통해 얻어지는 행복감은 덤이다. 사실 난 버스안에서 음료를 마시지 않는데 굳이 두 개를 사는 이유는 - 그냥 하나만 사서 들고가서 드리기엔 뻘쭘해서 ^^;; 이런 호의를 낯선 상대에게 베푸는 이유는 - 자주 보는 상대에겐 혹여나 오해를 살 수 있.. 더보기
퇴마록에 대한 단상 신의 선물을 보다가 문득 떠오른 별그대와 퇴마록. 일어나게 될 일들은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그 일어나게 될 일을 억지로 일어나지 못하게 하면 천기를 거스르는 꼴이 되어 상황이 더 악화된다. 드라마는 드라마니까 해피엔딩으로 끝날지 몰라도 내가 지금껏 접했던 책들에선 대다수의 결론이 저랬다. 내 학창시절을 함께해서 애착이 가는 퇴마록은, 권선징악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물음표를 던져줬다. 혼세편에서 '도구르'라는 자가 등장한다. 그는 유능한 요원이었는데 알고보니 '악'의 편을 돕고 있었던 스파이. 그러니까 그 악이라는게.. 일반인이나 퇴마사들 입장에서나 악이고.. 도구르의 입장에선 우리가 악이라고 부르던 그 손길이 구원의 손길이었던 것이다. 죽어가는 도구르라는 사람을 구원해준건, 아니 구원이라는 명목.. 더보기
꿈을 꿨다.. 내 눈앞에 있었다. 6년전으로 시간을 되돌려서 붙잡고 싶었던 그 사람이.. 해맑은 미소도 유쾌한 말투도 여전했던 그와 상반되어보였던 내 모습.. 일년을 한결같이 나만 바라보던 그에게.. 다른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했다. 5년만에 만난건데 당연히 그래야지.. 그때 내가 거절했던거.. 참 잘했지? 이렇게 나보다 더 예쁘고 조건 좋은 여자 만날 수 있잖아.. 그때 마음고생 시켜서 미안해.. 연애할 생각도 여유도 없었거든.. 생각해보면 나 참 못됐다.. 마음 받아줄것도 아니면서 상냥하게 대하고 다가오면 밀어내고.. 그땐 내가 너무 어렸어. 그런데 아직까지도 그 못된 습성은 여전해서.. 먼저 다가서지도 마음을 받아주지도 못해.. 비록 꿈이었지만 행복했으면 좋겠다. 진심이야.. 여전히 오빠는 내게 과분한 사람이.. 더보기
되새김질 '꿀꿀하다'의 반대말은 '얼멍얼멍하다'다. 얼멍얼멍한 스웨터라면 그 털실 한 올은 옷의 일부가 되고 쫀쫀한 스웨터라면 불필요한 보풀이 된다. 그러므로 모든 게 보풀 때문이었다고 악쓰면 악쓸수록 자신이 얼마나 쫀쫀한 인간인지 드러날 수 밖에 없다. 다들 알겠지만, 그건 사람 됨됨이의 문제지, 불길한 예감의 문제가 아니다. 삶이 왜 죽음과 같은 절망에 이르는지 아는가? 그건 스스로 무덤을 팠기 때문이다. - 김연수, '사랑이라니, 선영아' 中 내게 좋아하는 음악이나 책은 반복의 대상이다. 무심코 다시 읽던 책의 저 구절이 다시금 마음에 와닿았다. 나는 최근에 짧은 연애에서 정말 많은 걸 배웠는데, 왜 대부분 연인들의 이별의 이유가 성격차이로 귀결되는지, 이제서야 명확하게 알게 됐다. 그러니까, 이유는 간단하.. 더보기
그 때, 처음부터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건 아니었다. 낯선 타지에서, 누군가를 마음에 둘 만큼의 여유도 없었으니까. 너는 항상 빛나는 사람이었다. 너의 주변은 항상 밝은 빛이 그득했고, 사람이 넘쳐났다. 그렇게 나와는 상관없어 보였던 네가, 어느 순간부터 내 삶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정스레 다가오는 너를, 나는 모질게 밀어냈다. 내게 쏟아지는 시기와 질투어린 시선을 감당할 수가 없었으니까.. 그 때, 나를 바라보던 너의 눈빛을.. 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더보기
누군가가 궁금해질때, 몇달 전부터 거의 매일 아침마다 마주치는 청년이 한명 있다. 언젠가부터 항상 그 시간에 있는 안구정화 청년. 처음 봤을땐 어린왕자가 떠올랐다. 그리 크지 않은 키, 갈색의 펌한 머리와 뽀얀피부, 깔끔한 옷차림. 눈여겨 보기 시작한건, 내 쿠크가 깨졌을 무렵인 12월 초 즈음.. 아무나 소화 못할 메뚜기 패딩같은걸 입고 왔는데 그게 왜 그리 귀여워 보이던지 ㅋㅋ 어쨌든 그 메뚜기 패딩의 효과로 터미널에 진입하자마자 앉아있는 그 아이를 단숨에 파악해 낼 수 있었다. 그런데 매일 아침 마주친다고 표현하기가 애매한게, 서로의 옆모습과 뒷모습만 보기 때문 ㅋㅋ 일찍 와서 대기실에서 앉아 있는 그 애 앞으로 내가 버스를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하에 종종 걸음으로 걸어가는게 흔한 모습이다. 야상 + 어그 + 배낭 3종세.. 더보기
우물 안 개구리. 지난 토요일, 교대역 법원 예식장에 다녀왔다. 아마 내가 남자였다면, 얘랑 결혼했을것 같다고 유일하게 생각한 친구의 결혼식 - 고등학교때부터 공부도 잘했고 얼굴도 조막만한데다 예쁘고, 똑부러지고 야무진 성격에 약간의 허당인 모습까지 너무 귀여운, 뭐 하나 부족한게 없는 완벽한 사기캐릭터다.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신의 직장에 들어가서 일도 잘 다니고 있고, 벌써 본인 소유의 오피스텔도 한채 있고 ㄷㄷ 이쯤되면 성격이라도 나빠야하는데 심지어 성격도 좋아 ㅡㅡㅋ 그냥 이건 사기캐다. 현실에 있을수 없는 사기캐릭터;; 친구의 남편은 ㅋㅋ 188cm의 잘생긴 훈남이었는데 얘도 사기캐 ㅋㅋ 처음으로 결혼식에서 친구 챙겨주는 역할을 하게 됐는데 혼자 한시간 일찍 가서 DSLR을 목에 걸고 이리저리 사진찍고 친구가 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