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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투표가 끝난 후 열광 그리고 흥분의 도가니 18일 저녁. 사람들은 매우 흥분해 있었다. 누구를 지지한다는 것을 가릴 것 없이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이 될 거라 믿었고 또 그렇게 되기를 바랬었다. 집에 들어가는 길. 한 무리의 여성들이 헤어지는 인사로 "꼭 투표해"라는 말을 남긴다. 그들을 스쳐지나가며 이번에 내가 생각했던 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아니 어쩌면 믿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누구를 찍으라 말하지 않았다. 다만 대다수 여성들이 싫어하는 정치에 관한 이야기가 여성들의 헤어짐 인사로 사용되었을 때는 분명 그 사람의 영향이 클거라 생각했다. 19일 투표날이다. 어제 보았던 그들의 기억을 가지고 밖으로 나왔다. 같이 신나게 떠들었던 이들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투표를 하기 전부터 당.. 더보기
반짝이는 눈 “퍽” 내 주먹이 녀석의 볼에 정확하게 맞았다. 주먹이 조금 얼얼했지만 참을 만하다. 녀석은 여전히 사나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하얀 눈밭에 붉은 피가 섞인 침을 뱉고 욕지거리를 쏟아낸다. 그렇게 몇 번을 주먹과 발길질을 주고 받았다. 숨이 거칠어졌다. 나도 그리고 그 녀석도. 몸이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옆 반 거짓말쟁이 녀석의 말을 듣고 와서 시비를 거는 녀석을 보며 억울하다 말했지만 녀석은 내 말을 믿지 않았다. 3년을 보아온 나보다 한달 전에 이름을 알게 된 옆 반 거짓말쟁이의 말을 믿는 저 녀석이 내 친구였다는 것도 분하다. 그래서 울고 싶을 정도로 아픈데 억지로 꾹 참는다. 싸움은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지는 것이다. 굳이 정하지 않았지만 그건 우.. 더보기
아이와 엄마 아이는 모니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멀리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만 그저 잘못 들은 것이라 생각했다. 점점 소리가 커졌다. 커지는 소리에 분노가 섞이기 시작했음을 느꼈다. 아이는 잠깐 뒤 돌아 보지만 이내 모니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두려운 감이 생겼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을 물거품으로 만들기엔 너무나 아까워 그렇게 하지 못하고 말았다. 아이가 바라보는 모니터에는 이런 저런 그림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엄마는 아이의 뒤에서 아이가 바라보는 모니터를 같이 바라봤다. 엄마는 아이의 뒤통수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분노를 넘어선 차분함으로 아이를 불렀다. 아이는 엄마의 낮은 목소리에 경기를 일으키듯 놀라고 말았다. 더 이상 모니터 화면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이의 몸 속 깊은 곳에서 쿵닥.. 더보기
방바닥과 아이 아이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놀람이었다. 자신의 행동이 그렇게 잘못된 것인지 몰랐다. 아니 왜 그렇게 혼나야 하는지 몰랐다. 자신을 갑작스레 혼내는 엄마의 호통에 깜짝 놀라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이는 그 행동이 엄마의 호통을 불러올 것임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그 호통이 이렇게 큰 소리일줄은 몰랐다. 전혀 예측하던 상황이 아니었기에 아이는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다. 그리고 아이의 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졌고, 깊숙한 곳에 서려있는 한이 올라온듯 서럽게 울었다. 아이는 한참을 울었다. 그럼에도 엄마의 호통은 끝나지 않았다. 엄마도 이번에는 아이의 버릇을 고쳐보겠다는 심산인듯 했다. 아이는 울음이 길어지면서 자꾸 다른 생각이 났다. 처음에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이렇게 혼.. 더보기
[끄적끼적] 하루성찰 - 5 (ps. 저번 글 퍼즐 읽고 생각해주신다음 들어와주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 부제는 '생각만 해도 짜증나는 여자들의 말 있죠? 겪어보면 진짜 그 말 밖에 안나와요'. ㅋㅋㅋㅋㅋㅋㅋ조금 코믹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 글이 언제나 그렇듯 어두침침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알고보면 나는 꽤 긍정적인 사람이다. 내가 부정적으로 행동할 때는 주위 사람들에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내 본성 때문에 그런 것인데 이건 고치려고 노력해봤자 소용이 없어서 관뒀다. 언젠가 자살 예방 전화에서 이런 내 본성이 싫다는 말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작년에. 유서를 수십 번도 더 쓰고 자해도 미친 듯이 한 중2병 시절을 겪고 애써 긍정적으로 살아봤지만 고통은 더욱 막심해지고 끝이 보이지 않아서 그냥 죽어야겠다, 생각하고 건 전화였다. 결론만 말하자면 대실패였다. 자살 예방 전.. 더보기
수상한 그녀 부스스한 머리로 일어났다. 전날 예약해 놓은 조조 영화를 놓칠까봐 켜놓은 알람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내가 일어나고 싶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 순간에는 짜증이 훅훅 들이닥친다. 그렇다고 누군가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내가 선택한 것이니까. 물론 남들보다 저렴하게 보려는 욕심 탓이긴 하지만. 전날 영화를 보기로 결심하고 고를 때 고심했다. 이미 검증받은(?) 미모를 자랑하는 박보영이냐. 아니면 검증받은 미모는 아니지만 귀엽고 연기 잘하는 심은경이냐 하는 선택 때문이다. 뭐 하나 보고나서 다음날 다른 것을 보면 되는 문제라 굳이 고민 할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그냥 막 선택할 수가 있겠는가. 나 또한 이쁜 여자 연예인 두명이 날 선택한다면 이란 질문에 서로 머리 뜯고 싸울 정도.. 더보기
[끄적끼적] 퍼즐 나는 사람이란 퍼즐과 같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리 화목하지 않은 가정에 살고 있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시는가? 나에게는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이런 가정에 사는건 나 하나만이 아니다. 나와 친한 아이들도 다들 이런 일로 힘들어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아이들을 알아보기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이건 매우 큰 문제다. 실수로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아이들은 대부분 힌트를 남긴다.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흘리듯, 퍼즐조각을 흘린다고 해야할까. 아이들이 흘린 퍼즐조각을 하나하나 맞춰보면 그 본질이 나온다. 그 사람이 제공한 극히 일부일지라도. 이 일련의 과정은 머리 아프고 복잡하지만 꽤 재미있다. 하지만 난 가끔 의문이 들곤 하는 것이다. 나도 진정한 나 자신을 모르는데 내 일부만 보고 날.. 더보기
술잔을 기울이자 우울해졌을 때, 내가 사람들을 멀리하는건 그들이 나빠서가 아니야. 자신에 대한 실망감 때문일 뿐이지... 심연의 끝자락에 닿았다고 생각되었을 때, 다시 다리에 힘을주는 건, 누군가의 속삭임 때문이 아니야. 누군가 내게 준, 추억이란 녀석 때문이지. 투덜투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렇게 투덜거리는 것도, 희망의 빛이란 흔적을 발견했기에 가능한거야. 세상 모두가 포기하더래도, 그 투덜이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 어떻게든 바꾸고 싶어하거든. 잘났든, 못났든, 노력을 하든, 하지 않든, 어떤 상황이든 사람들은 행복해지려해. 누군가 나와 같지 않은 생각을 가졌다고 비난하지마. 그들은 나와 다른 행복을 향하는 기차를 탔을 뿐이야. 그저 그들은 나와 목적지와 경유지가 다를 뿐이거든. 내 술 한잔 받으렴. 상처.. 더보기
이 세상 모든 건 나이를 먹지 이 세상 모든 건 나이를 먹지. 한참을 고민했다. 이것도 한 번 바꿔보고 저것도 한 번 바꿔보고 안 되는 일이 있을 땐, 어떻게든 되게 만들어보려고 애를 쓰기 마련이다. 인터넷 회선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서 다시 원래대로 만들기 위해서 애를 썼다. 그런데 아무리 용을 쓰고 인터넷이란 괴물에게 덤벼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내가 실수한 것이 있나?’ 괜한 주변 환경 탓도 하고 정신 없이 시간을 보내고 말았다. 어떤 해결책도 찾지 못한 채. 결국 인터넷 회선 수리를 하는 분을 불러서 점검을 받았다. 혼자서 무언가 해결해 보려던 욕심을 버리고 얻은 답은 인터넷 회선이 오래 되었다는 답이었다. 정확하게 말해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내가 사는 집까지 이어지는 선이 노후화 된 탓이라는 결.. 더보기
2013.12.28.의 스케치 신촌 플래쉬몹 현장. 시청역 안에서 하는 1인 시위 모습 시청 앞 광장에 모인 사람들 시청 앞의 사람들을 경계하는 경찰 시청 앞 사람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 동원은 되었지만 사용되지 않은 살수차 그리고 나는 5일 동안 감기로 일어나지 못했다. ㅜ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