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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문득 궁금해진 몇 년전 한 프로그램.

 

 

5년쯤 전이었나..?

 

집에 내려와 있을 때 무심코 본 TV 프로그램 하나가 가끔 생각이 난다.

(케이블이었는데 아마도 TVN으로 추측하고 있다)

 

 '시집' 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제목이었던 걸로 어렴풋이 기억한다.

 

2부작이었는데 심지어 실화였다.

 

 

내용은 대강 이랬다.

 

외국에 유학 간 35살 남자와 국내에 있는 35살 여자가 6개월간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웠다.

 

남자가 1~2주일 정도 국내에 들어오게 되는데,

 

6개월간 이메일로 사랑을 키운 두 사람은 이미 결혼을 하기로 약속한 상황이었다.

 

남자가 국내에 들어와서 여자를 처음 만나고 (제작진이 정성껏 메이크업이며 코디며 꾸며줬었다)

 

서로 눈에 하트가 붙은 두 사람 ㅋㅋ

 

그리고 결혼허락을 받는다고 남자 집이 발칵 뒤집힘.

 

남자쪽 누나들과 시부모님이 여자를 집으로 불러서 생각이 있는거냐고 나무라면서 막 울고 불고 하시는데 여자는 아무말 못하고 앉아있었다.. (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두 사람의 계획은 국내에 들어와있는 열흘 남짓한 시간동안에 싹 다 정리하고 여자가 같이 따라가는거였다.

 

 

처음엔 저런 상황들이 신기하게만 생각했는데..

 

그런데 남자 스펙이.. 서울대 학사졸업에 외국에 박사학위 따러 유학한.. 전형적인 공부만 하던 사람인데 여자는 일을 하는것 같지도 않았고.. 딱히 부각되서 나온게 없었던 듯..

 

음.... 어쩄거나 남자쪽 가족들의 반응은 당연했고, 여자의 반응도 어쩌면 당연했다.

 

남자쪽 가족들 입장이야 당연히 비슷한 짝을 찾아주고 싶을테고

 

여자쪽 입장에선 그 나이에 절대 만날 수 없는 로또같은 존재였을 것이니;;

 

같이 떠났는지 결말이 기억나질 않는다.

 

 

문득  프로그램이 생각났던 이유는 그런 조건들 때문이 아니더라도 그들은 너무 위험한 선택을 한게 아닐까 싶어서.

 

6개월동안 주고받은 이메일로 그 사람을 다 파악했다고 생각했다면 그건 참 위험한 발상이다.

 

사람은 마음만 먹으면 자기 이미지를 얼마든지 포장할 수 있으니까.

 

게다가 글이면 훨씬 더 수월하다.

 

만났을때 취해야 하는 행동거지 하나하나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까.

 

멋모르고 봤을때는 신기하다고만 생각했지만

 

나이가 좀 더 들고나니 저건 정말 '모 아니면 도' 구나 싶다.

 

둘 다 너무 섣부른 선택을 한건 아니었을까..

 

 

 

 

궁금하다.

 

그들은 지금도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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