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광수생각이었나?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한 장면.
아버지 뒤에 나사가 떨어져 있는..
늙은 아버지를 고장난 기계에 비유했던 컷이 있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새삼 깨달은건, 이 땅에서 남자로 산다는건 참 힘든 일이라는 것.
지인이 언젠가 내게 자기 사는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그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6시 30분까지 출근해서 일을 했고, 열시쯤 퇴근해서 집에 들어간다고 했다.
집에 들어가서 바로 쉴 수 있는것도 아니란다.
집에 오면 남편으로서의 의무, 아빠로서의 의무가 있기 때문에 다 팽개치고 내 몸 하나만 가누면 안된단다.
집에 가면 그 때부터 또 다시 가장으로서의 의무가 시작이라고.
아이가 잠들때까지 같이 놀아주고,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아내와 대화하고
그러다보면 시간은 훌쩍 한시.
그제서야 잠들고 네시간 남짓 자고 일어나서 또 하루의 반복.
저러고 어떻게 사나 싶었는데 하다보면 살아진다면서 쾌활하게 웃는 지인의 모습에 나도 그냥 웃고 넘겼었다.
얼마 전에 오랜만에 연락이 왔길래 요즘은 어찌 지내냐고 물으니 요즘도 역시나, 라고 대답을 한다.
이제 돈을 어떻게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가 그의 관심사였다.
나이가 든다는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나씩 포기해 가는 것이라더니..
책임과 의무가 늘어간다는 건 참 힘든 일이구나 싶다.
한편으로는 남자들은 나이가 들면 ATM 기계가 되는건가- 라는 생각까지 든다.
약간의 상상력을 보태면 진짜 은행같은 존재랄까?
같이 일하는 분 중의 한 분의 자제가 다음달 결혼을 한다.
아들은 모아놓은 돈은 커녕 오히려 사무실 내려고 집에서 돈도 대출해간 상황..
전세로 아파트를 얻고, 예식과 관련된 모든걸 최고급으로 해 가고 있더라.
(이건 신부측 요청이었지만 중간에서 적정선으로 타협을 보지 못한 남자 탓이 크다고 생각함)
아들 하나 장가보내는데 부모는 3억이 넘게 들었다..
부모는 무슨죄야.. ㅡㅡ;;;
그 분은 자기 자식한테 이 정도 해줄 수 있는걸 기쁨으로 여기고 계신듯 했지만,
결혼은 자기가 돈 벌어서 가는거, 부모님 돈 = 부모님 노후자금 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는 입이 떡 벌어졌다.
아마도, 그들은 이게 시작일거라는 생각.
나이 들어서 부모 등에 빨대 꽂는건 무슨 짓이지;;
어휴 한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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