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교대역 법원 예식장에 다녀왔다.
아마 내가 남자였다면, 얘랑 결혼했을것 같다고 유일하게 생각한 친구의 결혼식 -
고등학교때부터 공부도 잘했고 얼굴도 조막만한데다 예쁘고, 똑부러지고 야무진 성격에 약간의 허당인 모습까지 너무 귀여운, 뭐 하나 부족한게 없는 완벽한 사기캐릭터다.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신의 직장에 들어가서 일도 잘 다니고 있고, 벌써 본인 소유의 오피스텔도 한채 있고 ㄷㄷ 이쯤되면 성격이라도 나빠야하는데 심지어 성격도 좋아 ㅡㅡㅋ
그냥 이건 사기캐다. 현실에 있을수 없는 사기캐릭터;;
친구의 남편은 ㅋㅋ 188cm의 잘생긴 훈남이었는데 얘도 사기캐 ㅋㅋ
처음으로 결혼식에서 친구 챙겨주는 역할을 하게 됐는데 혼자 한시간 일찍 가서 DSLR을 목에 걸고 이리저리 사진찍고 친구가 내게 맡긴 식권도 나눠주고 들러리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ㅠ_ㅠ
암튼 선남선녀의 만남이었다.
정말 요즘은 잘난 애들이 다 잘난 것 같다.
내 주변에 예쁜 친구들은 다들 마음씨도 착하더라. 오히려 못생긴 애들이 열등감 때문에 성격이 못됐음. 내 주변만 이런가? ㄷㄷ
암튼 그렇게 결혼식을 잘 치르고,
결혼식에 지각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커피 한잔에 담소를 나눴다.
그 친구를 만나서 문득 떠올랐던건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 나오던 대사 하나.
인생은 자신의 경험치라던 말..
그녀는 자신이 살아온 삶을 기준으로 거기에 맞춰서 모든걸 판단하고 있었다.
어쩌면 당연한걸까..
안타깝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지만.. 기분이 상하지 않게 재빨리 다른 화제로 전환해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해줄 수 있는건 이 정도밖에 없었으니까;;
고등학교때 각자 비슷한 성적, 같은 선상에 서 있던 우리들은
시간이 흐르고 이렇게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몇년 후엔 또 어떻게 변해있을까?
나는, 얼마나 변해있을까?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로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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