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배와 집사 지옥을 보다.
리배녀석과 같이 산지도 한달가량 지났다.
그동안 별탈없이 잘먹고 잘크는 중이다.
이런저런 버릇도 생겼고 딱 말안듣는 초딩을 보는 기분이다.
처음 왔을때부터 녀석은 내 가슴팍위에 앉아있는걸 좋아했다.
TV를 볼때면 그 상태로 같이 TV화면을 보고있고.. 그대로 고양이 세수를 하기도 하고 그랬다..
그런데 이놈이 10번중 9번은 내 얼굴쪽으로 궁디를 들이밀고 앉는다. 그 상태로앉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때면...
코가 썪는다. 그리고 가끔은 방구도 뿡뿡껴댄다. 남의 코앞에서....
그날도 이불위에 누워 핸드폰 삼매경에 빠져있는 내 가슴위에 앉아 뭘 생각하는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역시나 궁디는 내 얼굴앞에 있었고 꼬리는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고 있었다.
그런데 평소와 다르게 너무 심한 냄새에 혹 배변후에 덜 닦였나 하고 꼬리를 잡아들었다.
(이놈은 희안하게 꼬리를 잡아도 별 반응이 없어요)
깨끗했다.
'뭐지? 뭐 병이라도 생겼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찾은것이 '항문낭'
고양이도 강아지처럼 가끔 항문낭을 짜줘야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친절히 사진까지 첨부해서 설명해놓은 사이트가 많았다.
'여긴가?'
아무 생각없이 만진 녀석의 항문 주변에 뾰루지만하게 느껴지는 무언가가 만져졌다.
'이렇게 짜는건가?'
툭!...
소싯적 엘레베이터 거울을 보며 코에난 여드름을 짜본 사람은 알거다.
그게 터지면서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지.
그랬다. 내 얼굴로 갈색의 까나리액젖 같은 색깔의 액체가 튀었다. 시체 썩는내가 진동을 했다.
욕실로 뛰어 들어가 옷도 벗지 않고 샤워기 물을 뿌려댔다.
얼마동안이나 씻었는지 모르겠지만 씻고 나오니 시계는 새벽 1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하...이새벽에 뭔짓이냐...'
그래도 이왕 짠거 마저 깨끗하게 짜줘야 할것같아 리배 그놈을 안아들고 욕실로 들어왔다.
다신 튀는일이 없게 물티슈로 항문주변을 가리고 다시 손을 댔다.
'어라?' 조금전에 짜냈는데 아직 그만한 크기에 몽글몽글한게 만져졌다.
딱 B.B탄 크기 정도였다.
"리배야 아파도 좀만 참어"
잡고 눌렀다. 그런데 이놈이 하앜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발톱을 있는대로 세우고 꼬리는 말려들어간다.
뭔가 쎄한 기분에 물티슈를 들어봤다.
오마이갓!!!!
"리배야 미안해 ㅠㅜ"
아직 두달도 안된 녀석을 중성화 수술 시킬뻔했다.
녀석에게 어떻게 해야줘야 할지 몰라 일단 사람에게 하는 것처럼 궁디를 팡팡쳐줬다.
너무 미안하고 안쓰러웠다.
느낌 아니까....
방안에 녀석을 내려놓자 문뒤로 가서 숨는다.
그리곤 30분 넘게 눈치만 봤다.
"리배야~미안해 우리 사과하자"
그리곤 난 녀석에게 새우깡을 들이밀었다.
좋아서 날뛴다. 다 잊었나보다. 역시 애는 애다..
새우깡 1개를 갖고 앞발로 이리치고 저리치고...
정작 먹지는 않는다. 그냥 좋은 냄새나는 장난감으로 여기는듯하다.
그래 놀아라..그리고 오늘의 아픈 기억은 잊어줘.
잠을 자려고 눕는데 방안에선 아직도 퀘퀘한 냄새가 가시질 않았고 그날 그 냄새를 엎애기 위해
이독제독의 방법으로 담배 반갑을 피우고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