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배~ 일루와~ 리배~ 리배~"
모든 불이 꺼진방. 매트에 누워 잠들기 직전 항상 팔을 두드리며 리배를 부른다.
그러면 어디서 달려온건지 후다닥 달려와 품에 안겨드는 녀석.
요즘 떠도는 '낮이밤져'(낮엔 이기고 밤엔 져주는) 그런 녀석.
서로 부비적거리며 잠든지도 거의 4개월이 돼간다.
이녀석도 많이 컸고 또 그만큼 장난과 사고치는 일도 늘어났다.
뭘 먹으려 할때면 항상 달려와 자신이 검사?를 하는 그런 녀석이다.
하지만 그렇게 매번 얻어먹으려 달려들지만 항상 실패한다.
그런 리배를 놀리는 재미도 참 쏠쏠하다.
"리배찡~ 우리 좋은데 갈까? 오늘 형이 쏠게 가자~"
이말을 알아 들은걸까? 가방에 슝~하니 들어간다.
녀석과 같이 향했던 곳은 동.물.병.원. 마지막 예방접종 때문에 방문했던 날이다.
집에 오는길. 가방에서 머리만 빼꼼히 내밀어 쳐다보는데 꼭 말을 건내는 표정이었다.
"야!!!! 거기가 좋은데냐? 날 낚어??"
하지만 집에 들어왔을땐 평소와 별 다를게 없었다.
어떤 장난도 받아주는 녀석.
고양이 낚시대를 가지고 놀아 주면서 요 며칠간 장난친다고 녀석에게 닿지 않는 높이에서 살살 흔들어 주었다.
성질이 뻗치는지 방안을 이리 저리 뛰어다니고 어찌 할바를 모르는 녀석이 참 귀여웠다.
밥을 먹을때 평소 처럼 내 얼굴에 주둥이를 가져다 대고 냄새를 맡는 녀석.
"히히 넌 안줘~ 나만 먹을거야. 리배 먹고싶어? 니꺼 먹어 니꺼"
이런식으로 며칠을 계속 놀려댔다.
아침에 눈을 떴을때. 평소 7시면 놀자고 날 깨우던 녀석이 날 깨우질 않았다.
고개를 돌려보니 머리맡에 가만히 앉아 날 쳐다보고 있는 녀석.
그리고 그녀석 발 밑에 깔려있는 내 핸드폰.
'후후후 이 화상아 날 놀렸지? 함 당해봐~' 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
시계를 보니 9시 30분.... 오늘은 친구들과 스키장 가기로 한날.
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