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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괜한 고민 만들기




가끔 무언가에 눈길을 주게 되면,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일이 생긴다. 그건 사람일 수도 있고 어떤 물건 일수도 있다. 


요즘은 미니피규어에 좀 빠져있다. 


레고에서 나오는 것인데, 인형들을 따로 살 수 있도록 해놓은 제품이다. 다른 구성품은 그다지 눈도 안 가고 관심이 없어서 저런 것들이 있나보다 하는데, 미니피규어는 괜히 정이 좀 간다. 그렇다고 과거에 출시되어 비싸진 것 까지 구입 할 생각은 없지만, 왠지 그렇게 될 가능성을 확인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런 저런 이유로 미니피규어를 알아보는 도중에 미니 피규어 7개를 처음 구입한 것이 발단이었다. 견물생심이란 말이 있듯이 인터넷에서 알아보면서 자꾸 보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보다보니 왠지 나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처음 레고 미니피규어 7개를 구입했는데,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쉽다는 생각이 또 검색하게 만들었고, 검색은 새로 또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며칠 전, 미니 피규어를 다시 구입하기 위해 대형 완구점에 갔더니 물량이 동이 나버렸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 소리를 듣고 그냥 여기서 멈추자고 포기를 해야하는데, 왠지 꼭 구입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홈쇼핑에서 마감임박, 매진임박 같은 단어를 보고 들으면 왠지 사야할 것 같은 마음이 들듯이 이번에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이 생각이 강해지자 미니피규어 물량이 남아 있는 곳을 인터넷으로 찾아보기 시작했다.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매니아가 많지 않기도 하지만, 매니아들은 이미 나오자 마자 구입했기 때문에 새로운 스리즈가 나올 시기가 가까운 지금까지 물량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은 인터넷에 많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더 속이 타고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나는 하루를 근처에 있는 대형 마트를 돌아다니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겉으로는 아니 나름 대로는 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니는 것이었지만, 실제 목적은 미니피규어를 사려는 것인 계획이었다. 


몇 군데 허탕을 친 끝에 남아 있는 곳을 발견했고, 그곳에서 남아있던 11개를 모두 싹쓸어왔다. 구입하는 행위의 쾌감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굉장히 좋다. 하지만 집에 와서 하나 하나 구성품들을 뜯어서 완성을 시켜놓고 나니 드는 기분은 후회와 반성이었다. 뭐 구입 자체를 후회한다기 보다, 내가 왜 이런 취미를 새로 만들어서 고생을 하는가에 대한 후회였다. 없던 고민을 더 늘린 나를 어떻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지금 나에게 남은 숙제는 이 녀석들을 데리고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삶이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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