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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가끔씩, 떠오르는 것들

 

 

언젠가 친구 한명이 내게 그랬다.


자기는 기억이 싸이월드 사진첩처럼 저장되는 것 같다고.


기억이 함축되서 이미지로 저장되는 것 같다고.

 

 

 

 

나는,  그 날의 온도를 기억한다.


네가  내 손을 살며시 잡았을때 느껴지던 따스함, 그리고 


서늘한 찬 공기, 제법 추운 날씨에 내 뺨이 발그레할 새도 없이 


두 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던, 네 손의 온기를 기억한다.


거기에 옆에 있던 고등학생들의 시선까지 덤으로.

 


그 시선에 당황한 나를,  넌 예전 어느 초콜릿 광고처럼 껴안았고,


네 점퍼에 달린 모자를 같이 쓰고나니 그 애들은 내 시야에서 완벽하게 사라졌다.


모자 안이 어두워서 내 회색 머플러의 털실이 네게 옮겨갔었지.

 

 

 

헤어지기 싫다던 너를 택시 태워 보내면서도,  


사실 나도 같은 마음이었다는건 이야기 하지 않았었다.


그 낯선 감정이 두려워서,  내 자존심 때문에.

 

 

 

 

지나고 나니,  그것도 사랑이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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