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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

  이번 토요일에 다른 일로 바쁜 나머지 독서토론모임에 참석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고자 여기서 나의 감상평을 간단히 적고자 한다. 다음 주는 추석 휴일이라는 핑계로 글을 쓰지 않을 작정이다. 뭐 가장 큰 이유는 고향에 내려가면 컴퓨터에 접근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다른 멤버들께 양해를 부탁드린다.


   최근에 연구실에서 같이 공부하는 동료들과  Machine Learning 이라는 분야를 같이 공부하였다. 얇은 책이었지만 여름방학 때 Machine Learning을 할 수 있는 당위성과 Machine learning을 했을 때 한계를 공부를 하였다. 머신 러닝  알고리즘이나 실제 문제에 적용하는 부분은 하지 못하고 겨울 방학때 할 과제로 남겨두었다. 머신러닝은 확률과 통계라는 개념을 그대로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주된 관심사는 Training Sample에서 채택된 가설이 실제 생활 즉 샘플 밖의 세계에서 얼마나 맞고 얼마나 틀릴 지에 대한 이야기가 핵심이었던 것 같다. 즉 실제 데이터에 적용했을 때 어느 정도의 성공률을 보여주는지가 가장 관심사이며, 실제로 그에 대한 한계도 뚜렷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Machine learning이라고 하면 사람이 배우는 그런 과정을 생각하는데 조금은 다른 이야기인 것 같다. Machine Learing은 사람이 정해주는 알고리즘 한계 안에서만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것이다. 즉 그걸 만든 인간의 이상으로 사고하거나 할 수 없다. 실제로 감정이나 이성을 어느 정도까지 컴퓨터가 모사해 내는지 잘 모르겠지만 지난 여름 공부한 것에 의하면 아직은 너무 이르다 싶었다. 그러니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에 나오는 인간과 대화가 되는 객체들의 존재는 나에게 신기해 보였다. 스스로 생각해서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존재라니......


  소설에는 프로그래밍 언어의 개념들이 많이 등장해서 볼 때마다 나를 살짝 흥분시켰다. 평소에 쓰는 개념이 책에서 등장하니까 마치 나와 같은 세계의 사람이 쓴 책이라는 생각에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은 실제로 금방 읽었다. 2-3시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용어만 전문적인 냄새가 나지 내용은 여느 소설과 같았다. 결국은 인간의 감정 혹은 가족과 같은 대상을 대할 때 인간이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이다. 즉 소재만 전문적이지 내용은 인문학적이란 말이다. 특징적인 장면은 객체들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마이그레이션 시키는 장면에서였다. 세월이 오래되어서 더 이상 업데이트 되지 않은 이전의 객체들을 현재 가장 유행하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마이그레이션 시키는 장면에서는 예전에 데이터 베이스를 업데이트에 실패해서 서버 작업에 실패했던 기억이 나게 하였다. 간단한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마이그레이션 해주는 툴이 없어도 그런 좌절을 겪었는데 실제로 자신이 사랑하는 객체들의 고통을 보면서 겪었을 주인공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소프트웨어의 덩치가 커지면 엄청난 양의 코딩들을 분해해내는데 막대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것에 질려서 개선 작업을 포기한 적이 여러번 있다. 결국 한 사람의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명확하고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부분 때문에 힘이 한 쪽으로 몰아지지가 않는 것이다. 한정된 자원과 시간이 우리의 욕망을 사로잡는 일반적인 현상을 소프트웨어 객체라는 특징적인 부분을 잘 잡아서 소화를 잘 해낸 책인 듯 보였다. 워낙 칭찬이 자자한 책이자 작가라서 기대를 잔뜩 했고 그런 차원에서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라는 책도 같이 구입했다. 그 책도 대충 훑어 보았더니 이과적 소재를 적절히 이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전문적인 소재로 일반적인 사람의 공감을 일으키는 그의 글솜씨에 잔뜩 반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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