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브 스틸 감상평.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는 영화들을 보고나면, 괜히 비뚤어보게 되는 성향이 있음은 부정하지 않겠다. 많은 사람들이 환호할 것이란 기대가 나에게 닥치는 참상이랄까? 덕분에 대작이라고 시끌벅적한 영화를 볼 때면 쓸데없이 매의 눈초리로 영화를 살펴보게된다. 마치 마술사의 마술의 비밀을 파해치는 의심많은 관객처럼.

슈퍼맨의 새로운 버전 맨 오브 스틸을 봤다. 한국어로 바꾼다면 통뼈사나이? 아니면... 철뼈사나이? 정도로 해석하면 적당하려나? 요즘 왜이리 이런 놀이에 재미를 붙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크리스토퍼 놀란이 제작한다기에 봤다. 영화의 감독인 잭 스나이더보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제작한다는 이유로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꽤 있으리라 본다. 아무래도 놀란은 다크나이트의 영광(?) 혹은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암울한 액션 영화에 대한 부푼 기대를 하게 만드는 이름이다. 게다가 예고 영상에서도 기존의 슈퍼맨들과는 다를 것이라는 암시를 끊임없이 심어주기도 했다. 

"아!!!" 

이 영화의 감상을 말하기 전에 꼭 이런 감탄사 하나는 아니 커다란 한숨을 한 번 쉬어줘야 될 듯 싶다. 나는 이 영화가 영화 <300>의 전사들이 한 사람에게 응축시켰다고본다. 다른 말로는 위대한 전사의 탄생? 슈퍼맨이라는 케릭터가 지니고 있는 속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건 어쩔수 없나보다. 특히나 감독인 잭 스나이더가 아니라 제작자 크리스토퍼 놀란을 보고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더욱 더 그렇지 않았을까 싶다. 상식적으로 제작자가 감독의 영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말도 안되는 것임을 알면서도(물론 한국은 다르지만) 그런 기대를 하게 만든건 어쩔 수 없는 이름값 때문일 것이다.  

액션은 뭐 괜찮았다. 뭔가 신선한 액션은 없었지만, 슈퍼맨에 어울리는 시원시원한 액션이었기에 크게 불만은 없었다. 특히나 눌러 담고 있던 분노가 폭발하는 장면은 꽤 통쾌하기 까지했다. 엄마를 지키기 위한 아들의... 응?! 여기까지만. ㅡㅡ;;

내가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이야기의 개연성과 슈퍼맨의 연인 루이스 레인과의 로맨스다. 사실 개연성이란 것은 큰 흐름에 방해가 될 정도가 아니라면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완벽한 개연성을 갖춘 것이 아니니까. 게다가 이건 원작이 만화다. 그럼에도 자꾸 거슬리는 건 자잘한 부분들에 대한 것들이었는데, 이건 느끼는 개인 차가 워낙에 심해서 최대한 의심하지 말고 보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마술을 즐기지 않고 의심하면 괜히 짜증이 나는 것 처럼 이 부분도 따지고 들어가면 화만난다. ㅜㅜ

그리고 루이스 레인. 슈퍼맨에서 루이스 레인은 천하무적(?) 슈퍼맨의 커다란 약점이면서 슈퍼맨을 여자들의 로망으로 만들어주는 케릭터다. 만화는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뭐라 말할 수 없지만, 과거의 영화 속 루이스 레인의 역할을 그래왔다. 슈퍼맨이 힘만 센 것이 아니라 로맨스도 아는 남자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케릭터였다. 문제는 이번에 슈퍼맨과 루이스 레인은 뭔가 뜬금없이 사랑에 빠진다. 뭐 키스하는 장면을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라 말하기는 뭐하지만 제대로 숙성되지 않은 된장의 느낌이었다. 왠지 쌈장이 땡긴다.

다음편을 위해서 루이스 레인과의 로맨스를 많이 생략한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럴거라면 '아예 루이스 레인과의 키스신을 뺐다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대안으로 일단은 그들의 사랑을 숙성시키기 위해서 당분간은 엑스파일의 멀더와 스컬리 같은 관계를 유지했다면 괜찮았을 같았다. 엑스파일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대충 설명하면, 뭔가 남여간의 썸씽이 있는데 사무적으로만 대하고 커플로 잘 안이루어지는 그런 아슬아슬한 느낌을 말하는 것이다. 

슈퍼맨을 보고 나와 높게 떠오른 해를 쳐다보면서 처음 머리속을 스친 생각은 그동안 내가 너무 많은 영화와 소설들을 봤구나 하는 아쉬움이었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앞서 말한데로 쓸데 없는 것들이 자꾸 눈에 보이고 신경이 쓰이다보니 큰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거기에다가 이상한 기대까지 안고 영화를 봤으니 영화를 보는 내내 왠지 모를 불편했던 것 같다.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기대치를 최대한 낮추고, 즐기면서 봐야지 괜찮은 영화라는 것이다. 물론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봤는데도 재미있고 뭔가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면 세기의 명작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슈퍼맨은 애석하게도 그정도 까지는 안될 것 같다. 내가 명작이라고 해서 명작이 되는 건 아니긴 하지만... 

영화를 보고 돈이 아깝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물론 나는 조조로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