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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퇴마록에 대한 단상

 

 

 

 

신의 선물을 보다가 문득 떠오른 별그대와 퇴마록.

 

일어나게 될 일들은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그 일어나게 될 일을 억지로 일어나지 못하게 하면 천기를 거스르는 꼴이 되어 상황이 더 악화된다.

 

드라마는 드라마니까 해피엔딩으로 끝날지 몰라도 내가 지금껏 접했던 책들에선 대다수의 결론이 저랬다.

 

 

 

내 학창시절을 함께해서 애착이 가는 퇴마록은,

 

권선징악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물음표를 던져줬다.

 

 

혼세편에서 '도구르'라는 자가 등장한다.

 

그는 유능한 요원이었는데 알고보니 '악'의 편을 돕고 있었던 스파이.

 

그러니까 그 악이라는게..

 

일반인이나 퇴마사들 입장에서나 악이고..

 

도구르의 입장에선 우리가 악이라고 부르던 그 손길이 구원의 손길이었던 것이다.

 

죽어가는 도구르라는 사람을 구원해준건, 아니 구원이라는 명목으로 그의 꺼져가는 생명을 붙잡아두었던..

 

 

게다가 정말 큰 혼란이 왔던건, 도구르는 자기가 세상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는 것.

 

혼세편은 말 그대로 혼돈의 세상이었다.

 

적그리스도가 절대 악이 아니라 그리스도처럼 나타난다고 했던가?

 

선과 악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혼란함.

 

요즘 세상과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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