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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게임을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

게임을 사야하는가 말아야하는가?


자주가는 게임 판매 사이트에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한다. 사고 싶었던 게임이 있어서 사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망설인다. 이 게임의 새로운 버전이 이미 내년에 출시될 것이 예고 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게임은 떨와 같은 것이다.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리고 경제학적(?)으로 생각해봐도 이 게임은 사야한다. 왜냐면, 새 게임은 내년에 나온다고 예고 했지만 그 기간을 훨씬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게임 가격은 영화 몇편 포기하면 되는 가격이다. 운 좋게(?)도 최근에 영화 보기를 잠시 멈추고 있다.


자! 그런데...


나는 게임을 얼마나 많이 즐길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시작된다. 게임을 몇시간이나 그리고 얼마나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것일까? 사실상 그 게임을 지금 당장 안사도 충분히 다른 게임들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된다. 굳이 사지 않더라도 즐길 게임은 많다. 그럼에도 꼭 사야 하는 것일까? 이번에도 경제학적(?)인 접근을 해봤을 때, 얼마 안되는 그 돈이 다른 곳에 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쁨을 예측 하고 바라봤을 때 이 돈은 그 게임을 사서는 안된다.


갈등이다. 내면의 갈등.


별 것 아닌 이런 시시콜콜한 갈등이 나에게는 밤새 고민하게 만드는 일이 되버린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의 고민은 고민도 아니라고, 내 고민은 정말 심각하다며 고민자랑대회를 열곤하죠. 정말 별거 아닌 고민 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행복에 겨워서 하는 말들일 수도 있습니다. 맞아요. 그런데 그 쓸데 없는 고민이 나한테는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심각한 고민이 될 수 있습니다. 정말 심각한 일이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별거 아닌 고민이 될 수 도 있구요.


갈등은 언제나 겪는 것이고, 사람은 어떤 일을 결정할 때 항상 갈등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선택이 더 나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까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심각하게 고민이 될때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고 사시나요? 그리고 어떤 것이 더 나은 삶일까요?" 그리고 스스로 대충 마무리 짓지요. 그렇게 하루를 살고 또 하루를 살며, 내일을 생각하고 내일을 걱정합니다.




결국 저는 게임을 사기로 했습니다. 이 별거 아닌 것을 가지고 하루 이틀 고민을 했습니다. 해야할 것도 쌓여 있는 판에 왠 게임타령이냐고 누군가 뭐라 하기도 하더군요. 이번에는 그 돈이 잠시나마 혹은 몇 시간이라도 행복하게 해준다면, 괜찮다는 쪽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나중을 위해서 아껴두자는 손은 다음에 들기로 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좋은 것이 있다면 안 좋은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저 우리는 그 비중을 다르게 생각하고 이야기 할 뿐이지요. 그렇게 하나의 갈등을 해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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