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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장비의 8월 둘째주 영화 이야기.





오늘 제가 글을 쓰는 날인지 모르고 지나갔네요. ㅡㅡ;; 



일단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목요일인데 실제로 올라가는건 금요일 새벽이 될듯 합니다. 오늘은 주제 영화없는 영화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누가 뭐라해도 설국열차 인것 같습니다. 처음 저의 예상은 더 테러 라이브와 라이벌로써 경쟁하게 되지 않을까였어요. 그런데 설국열차가 그 예상을 무차별적으로 깔아뭉게주더군요. 무서운 파괴력!!


뭐 개봉 전부터 인터넷 곳곳에서 뭔가 웅성웅성하는 분위기가 있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사람들의 관심을 끌줄은 몰랐었죠. 왜냐하면 믿고보는 하정우가 출연한 더 테러 라이브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정우는 추격자와 국가대표 그리고 황해까지 대중들이 손꼽는 영화를 히트시키면서 시나리오 고르는 감각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았었거든요. 그 때문이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원래 8월 1일(목요일) 개봉 예정이었던 설국열차는 더 테러 라이브와 같은 7월 31일(수요일)에 개봉을 하게 됩니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설국열차 팀쪽에서 더 테러 라이브가 전하는 강렬한 하나의 메시지가 사람들의 마음을 꽤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사람들의 호응을 얻은 영화가 입소문으로 번져버리면 볼 생각이 없었던 사람들도 우선 그 영화를 보게 만들거든요. 영화가 좋든 싫든 일단 봐야 사람들의 이야기에 동참 할 수 있다보니 나중에 욕을 하더라도 보게 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죠. 물론 욕만 잔뜩 먹으면 금방 무너지긴 하지만 호평이 꽤 많다면 그건 하나의 열풍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번에 설국열차가 다행스럽게도 그 열풍의 주인공이 되었지만, 만약 예정대로 설국열차가 목요일에 개봉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저는 더 테러 라이브를 별로라고 생각하면서 봤습니다. 이야기 면에서 자꾸 걸리적 거리는 것들이 있더라구요. 특히나 눈에 보이는 복선들이 너무 뻔해서 보는내내 '이게 뭐야'라는 마음으로 보게 되었죠. 아마 이런 뻔한 이야기의 구조와 결말 때문에 식상한 분들도 많았으리라 봅니다. 


여하튼 이런 생각을 하면서 봤음에도 불구하고 더 테러 라이브가 설국열차를 위협할 만한 영화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앞서 말한 메시지 때문입니다. 간단합니다. 영화는 지금 대한민국의 대중들이 목말라하는 그것을 대변하고 있거든요. 믿음이 안가는 정부. 거짓말 투성이의 언론을 신나게 비판하고 있어요. 더 테러 라이브의 테러범은 비록 테러를 감행 하지만 끊임없이 한가지만 요구하죠. 진실성 있는 높은 분들의 사과에요. 더불어 언론의 습성까지 꿰뚫고 비판하고 있어요. 


이런 요소가 관객들을 속시원하게 만들어 주거든요. 개인적으로 영화에는 실망했지만, 감독이 전하려는 메시지 때문에 꽤 속시원했었어요. 이 요구는 요즘 사람들이 시청 앞에 나가고 곳곳에 모여서 촛불을 드는 이유와 맞닿아 있기도 하죠. 


속시원한 메시지가 사람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때문에 지금의 설국열차처럼 호불호는 갈렸을 지라도 사람들이 보러가야겠다고 이야기할 만한 영화라고 보았었죠. 사람들이 쉽게 하정우와 영화에 동질감을 느끼도록 만들만한 소재였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설국열차는 더 테러 라이브보다 많은 것을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고 더 많은 사람들의 동감을 얻어낼 만한 영화였다는 것에 있어요. 


일단 삶의 더 근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였다는 점이 그 첫번째라고 봅니다. 영화의 가장 큰 줄기는 바로 뿌리깊게 박혀있는 어쩔수 없이 생겨버린 사람들의 계급이야기 였거든요. 다음으로는 한국 감독의 작품이지만 헐리웃 영화 같은 모습과 홍보로 사람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여버린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기도 하구요. 마지막으로 이 설국열차가 오랜만에 철학적인 질문을 대중에게 던지는 영화라는 점에 있었다고 봐요. 그래서 사람들이 이렇게 저렇게 해석하고 떠들도록 만들었죠. 그것이 의도치 않은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만드는 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쉽지만 이런저런 국열차의 장점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더 테러 라이브를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지게(?)하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나름 대중적으로 이슈를 일으킬만한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사실상 흥행이라는 1:1 진검 승부에서 설국열차가 이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대중들에게 더 테러 라이브는 매진된 설국열차를 못봐서 시간 관계상 보게 되는 영화 정도의 느낌인 듯 해요. 물론 재미나게 보시고 더 테러 라이브를 보기 위해서 영화관에 가신 분들을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단편적이긴 하지만 대중들의 흐름이 그렇게 보인다는 것이지요. ^^;;



그나저나... 제가 사는 동네의 극장은 방학 시즌이라는 점 때문에 상영하는 영화들이 애니메이션이 꽉 잡고 있네요. 애니매이션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아이들과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영화관에서는 애니를 안보는 관계로... 이번주는 영화를 부득이하게 건너 뛰게 되었습니다. ㅜㅜ 이번주 새로 개봉하는 영화도 사실상 블럭버스터라고 할 만한 혹은 엄청난 홍보가 된 영화가 없었기도 했구요. 


메이커 영화관이라서 상영하는 영화의 기준은 언제나 그런식이거든요. 다른데로 가서 볼수도 있지만 우선 멀리가기 귀찮다는 점. 다음으로는 저렴한 조조로 많은 영화를 보고싶다는 점이 못보게 만드네요. ^^;;



오늘은 이런 영화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