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썸네일형 리스트형 칫솔 양치하면서 거울보다 문득 네가 생각났다. 나란히 놓여있는 주인잃은 칫솔. 거울속에 비춰진 모습이 나란 걸 알면서도 왠지 낯설기만 해 한동안을 칫솔을 입에 물고 멍하니 바라보았다 푸석해진 피부, 거뭇해진 눈가, 잠은 또 얼마나 설쳤는지 눈도 살짝 충혈된 듯 그래, 네가 떠나고 나니 이모양이다. 흡사 태풍이 휘몰고 간 것 마냥 방안은 어지러워진 지 오래 도둑도 훔칠 거 있나 찾아왔다가 안쓰러워 청소까지 해주고 갈 기세. 그래, 네 손길이 끊어지고 나니 내 손길조차 거부한다. 아니, 내가 거부하는 거겠지. 냉장고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반찬들. 언제 만들었는지도 몰라 차마 꺼내지도 못하겠다. 이미 쉬어버려 먹지도 못할텐데 치울 생각조차 없다. 어짜피 먹을 일도 없을테니 싱크대안 설거지도 한가득. 물기 하나 없이..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