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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후쿠시마와 우주전함 야마토




  우주전함 야마토는 작품 자체보다도 제국주의의 부활이나 전범국이 피해자인 척 하는 작품으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작품이 영화로까지 리메이크 됐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꽤 재밌습니다. 그리고 제국주의의 추억이나 원폭에 대한 피해의식은 꽤 감췄습니다만 결국 전범국으로서의 반성이나 재해석 따위는 없습니다.


  *주의 이 글은 영화의 줄거리와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초반은 외계인 가미라스의 핵공격으로 피폐해진 지구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좁은 지하셸터에 모여살며, 지상은 사막화가 진행중입니다. 어설픈 CG에 밋밋한 연기를 기대(?)했건만, 꽤 자연스러운 CG에 기무라타쿠야가 나오니 영화에 빠지게 되더군요.


  영화에서는 외계인의 핵공격으로 표현했지만 사실은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뜨린 원폭에 대한 상징입니다. 그런데 우습게도 미국에 대한 반감이나 미움은 내비치지 않습니다. 일본 대중문화 작품을 보다보면 지나친 미국의존에 대한 비판이 가끔 나오는데 경제, 군사적으로 미국에 상당히 의지하기 때문에 이런 묘한 상태가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원폭을 맞은 것은 사실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 때문이었지요. 그리고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태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인들의 과실로 빚어진 사태를 마치 피해자인냥 포장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거기다 후쿠시마 원전은 아직까지도 사실을 감추며 타국과 자국민을 속이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피해는 더욱 커지고 말이지요.







  영화로 돌아가서, 영화 자체는 꽤 잘 만들었습니다. 유치한 스토리는 원작이 있으니 어쩔 수 없다치고요. 조연들도 꽤 익숙한 얼굴들이었고요. 하지만 캐릭터가 전형적이라는 것이 좀 아쉬웠습니다. 연기는 살아있지만 캐릭터는 뻔하다고 할까요.





  그래도 좋은 배우가 있다면 쿠로키 메이사. 드라마 신참자에서 처음 봤는데 인상에 남는 마스크입니다. 주인공 기무라 타쿠야를 비롯해 영화보다는 드라마에서 많이 보이는 배우들 위주인데, 일본 B급 영화에서는 보통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배우들을 많이 쓰더군요.





  상당히 카리스마 넘쳤던 함장(오른쪽). 극 중 우주상의 독특한 전술 장면과 맞물려 함장역을 잘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우주공간이 텅 비어보여 아쉬움이 컸습니다. 좀 미안하지만 스타트랙과 비교하면 아직 70년대식 우주묘사를 했다고 봅니다.


  방사능을 제거할 수 있는 장치를 구하기위해 외계에서온 좌표와 방사능을 제어하는 장치 하나만을 믿고 우주로 떠난 야마토 승무원들.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도착한 곳은 어이없게도 그들의 모성(母星)인데. 그들을 부른 것은 정신이 모두 이어진 가미라스의 또다른 단면 이스칸델입니다.


 



  우주전함 야마토는 일본에서 지금도 리메이크는 물론, 프라모델도 꾸준히 나오는 인기작입니다. 그 인기 저변에는 전함 야마토가 미국을 물리쳤다면 역사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그들의 희망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우선 후쿠시마 사태를 해결하지 않으면 희망이고 뭐고 없겠죠.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아직도 방사능이 포함된 수증기와 냉각수가 쏟아져 나온다고 하네요. 이건 완전히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원전사고는 우리도 걱정해야 할 부분입니다. 수명이 지난 원자로를 계속해서 쓰겠다는 MB, 그네 정권 때문에 우리도 같은 사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영화 우주전함 야마토의 한 장면처럼 사막으로 변해버린 지구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르죠.







  PS. 후쿠시마 사태와 영화 우주전함 야마토를 엮어보려 했는데 어렵네요. ㅜㅜ

글이 중구난방이 되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