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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

누군가가 궁금해질때, 몇달 전부터 거의 매일 아침마다 마주치는 청년이 한명 있다. 언젠가부터 항상 그 시간에 있는 안구정화 청년. 처음 봤을땐 어린왕자가 떠올랐다. 그리 크지 않은 키, 갈색의 펌한 머리와 뽀얀피부, 깔끔한 옷차림. 눈여겨 보기 시작한건, 내 쿠크가 깨졌을 무렵인 12월 초 즈음.. 아무나 소화 못할 메뚜기 패딩같은걸 입고 왔는데 그게 왜 그리 귀여워 보이던지 ㅋㅋ 어쨌든 그 메뚜기 패딩의 효과로 터미널에 진입하자마자 앉아있는 그 아이를 단숨에 파악해 낼 수 있었다. 그런데 매일 아침 마주친다고 표현하기가 애매한게, 서로의 옆모습과 뒷모습만 보기 때문 ㅋㅋ 일찍 와서 대기실에서 앉아 있는 그 애 앞으로 내가 버스를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하에 종종 걸음으로 걸어가는게 흔한 모습이다. 야상 + 어그 + 배낭 3종세.. 더보기
그녀다. 2 ep. 달도 안 뜰때가 있다. 벚꽃놀이에 빠진 커플 저주 기념. 아니 사실 그건 내 바람이고 하아. 평소 연주하던 동아리 밴드 공연을 끝내고 뒷풀이로 거하게 먹다가 먼저 가보겠노라며 자리를 떴다. ' 아까 미친듯이 뛰더니 지금은 왜 빼냐며 더 있다가 ' 라고 붙잡는 형들에게 ' 더 있으면 막차도 못타요, 저 돈 없어서 택시 못타요. ' 했더니 택시비 줄테니 더 먹자고 말리긴 했는데 사실 막차보다 남자들끼리 먹는 술이 맛있어봤자 여자껴서 먹는 것보다 더 하겠냐. 그냥 나왔다. 내가 여자에게 인기가 없어서 그렇지 이거봐, 남자들에게는 인기 많다니까? 남자들에게 인기 있어봤자 어디에 쓰냐고 하겠지만 나름 뭐 쓸데가 있을건데... 그 흔한 소개팅 한 번 안들어오는 걸 보니 쓸데없을거란 네 생각이 맞는 것 같기도.. 더보기
삭제하시겠습니까? "야 괜찮냐? 너무 마신거 아냐?" 대학 동기들과의 술자리. 대학 OT에서 처음만나 10년 가까이 만나온 친구들. 그중 한명이 얼마뒤 결혼한다며 모은 자리. 이제 슬슬 하나둘 결혼이란걸 하는 나이가 되었다. 남자4명과 여자2명. 이 녀석들 중 올해 결혼하는 녀석이 세명이다. 한번에 싹 빠져나가는구만. 간단한 저녁 식사와 오랫만에 얘기좀 하자며 옮긴 술자리. 오늘따라 술이 안받는다. 오늘 이자리를 만든 녀석. 참 많이도 변했다. 어릴적 순수했던 모습은 어딜갔는지... 혼수며 예물이며 이런 말이 나올때마다 내 말수는 줄어만간다. 그때마다 손은 비어있는 술잔을 채우고 녀석들의 대화를 엿들을 뿐이다. "야 근데 니네 선물 뭐해줄거야?" "글쎄다~" "니네 갈때도 서로 다 해주자" 티비? 냉장고? 에어컨? "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