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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

집나간 정신머리... 요즘 부득이하게 글이 많이 부실합니다. 에전에 쓴 글들 막 퍼오고... ^^;; 사실 일주일에 한번 글을 올린다는 것이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엄청난 부담이 되지요. 재미라는 것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떨어지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면 어느새 일이 되어버리고 일이 되면 부담으로 다가오기 마련이죠. 그래서 꼭 새 글이 아니더라도 옛글을 가져오거나 쓸 글이 없을 땐 무엇이든 한줄이라도 남겨달라고 부탁을 드렸던 것입니다. 이 블로그에 글쓰기를 제안한 저라고 매번 신나겠습니까. 저도 흥미가 떨어질 때가 있어서 글 쓰는 것이 부담스러워 질 때가 있지요. 요즘이 딱 그 시기네요. ㅜㅜ 그 때문에 댓글 달아드리는 것도 한 주 정도 쉬었습니다. 일단 저 먼저 추스려야 하니까요. ㅜㅜ 조만간 집나간 정신을 .. 더보기
버림받은 녀석들 -1 "야!일단 관물대에 대충 쳐박고 다들 씻으러 갈 준비해! 서말년 뭐합니까?""뭐하긴 씻으러갈 준비하지 ㅋㅋㅋㅋ"이틀째 입고 있던 속옷을 쓰레기통에 쳐박는 내게 분대장 녀석이 소리쳤다.말년 휴가 20일 남기고 혹한기라니... 운도 지지리도 없던 군생활의 마지막 훈련이 끝났다. 노팬티에 활동복만 걸치고 그동안 짱박아둔 새 속옷을 꺼내들고 샤워장으로 향한다. '1월 5일 전역자들 행정실로 오시기 바랍니다.'"뭐냐? 또 왜 불러대고 지랄이야!!!"한 내무실에 알동기 3명... 타소대에 있는 몇명..행정실에 모이니 중대장이 우릴 반긴다. 우린 그 누구도 그가 반갑지 않았다."니들이 가장 고참이니 희생한번 해라""어떤걸 말이십니까?""오늘 불침번 너희가 돌아가면서 서라"'니미....'"그런데 중대장님 저희 24일날.. 더보기
투표가 끝난 후 열광 그리고 흥분의 도가니 18일 저녁. 사람들은 매우 흥분해 있었다. 누구를 지지한다는 것을 가릴 것 없이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이 될 거라 믿었고 또 그렇게 되기를 바랬었다. 집에 들어가는 길. 한 무리의 여성들이 헤어지는 인사로 "꼭 투표해"라는 말을 남긴다. 그들을 스쳐지나가며 이번에 내가 생각했던 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아니 어쩌면 믿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누구를 찍으라 말하지 않았다. 다만 대다수 여성들이 싫어하는 정치에 관한 이야기가 여성들의 헤어짐 인사로 사용되었을 때는 분명 그 사람의 영향이 클거라 생각했다. 19일 투표날이다. 어제 보았던 그들의 기억을 가지고 밖으로 나왔다. 같이 신나게 떠들었던 이들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투표를 하기 전부터 당.. 더보기
익숙한게 좋은거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잠을 채 떨치기도 전에 너부터 찾는다. " 아, 이제 없지... " 익숙함의 다른 이름은 망각일까. 익숙하다보니 이제 네가 없다는 것조차 잊게 된다. 넌 언제나 내 곁에, 금방이라도 손을 뻗으면 닿을 곳에 있다는 당연함과 익숙함. 그들에게 배신 당한 나의 초라한 혼잣말. 밥을 먹어도 왠지 허기가 가시질 않아 내 입은 그저 한숨만 내뱉는다. 허전하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내 생활에 나는 없었다. 날 울고 웃게 하는 너로 인해 살았나 싶다. 처음엔 멋모르고 달려들다 목메이다가도 반복되는 달콤함과 쓰라림에도 익숙해져 계속 찾게 된다. 당연함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왜 했을까. 왜 항상 내 옆에 있어주던 너를 떠나보냈을까. 하루의 시간이 이렇게 긴 줄 몰랐었다. 어리석었다며 날 욕하고 그러면.. 더보기
되새김질 '꿀꿀하다'의 반대말은 '얼멍얼멍하다'다. 얼멍얼멍한 스웨터라면 그 털실 한 올은 옷의 일부가 되고 쫀쫀한 스웨터라면 불필요한 보풀이 된다. 그러므로 모든 게 보풀 때문이었다고 악쓰면 악쓸수록 자신이 얼마나 쫀쫀한 인간인지 드러날 수 밖에 없다. 다들 알겠지만, 그건 사람 됨됨이의 문제지, 불길한 예감의 문제가 아니다. 삶이 왜 죽음과 같은 절망에 이르는지 아는가? 그건 스스로 무덤을 팠기 때문이다. - 김연수, '사랑이라니, 선영아' 中 내게 좋아하는 음악이나 책은 반복의 대상이다. 무심코 다시 읽던 책의 저 구절이 다시금 마음에 와닿았다. 나는 최근에 짧은 연애에서 정말 많은 걸 배웠는데, 왜 대부분 연인들의 이별의 이유가 성격차이로 귀결되는지, 이제서야 명확하게 알게 됐다. 그러니까, 이유는 간단하.. 더보기
집사의 하루 -11 망할 독감. 설 명절이 끝나고 얻은것은 돈도 체중도 아닌 독감이란 녀석이다. 면역력이 한없이 약한 우리 자취생들. 감기 한번 제대로 걸리면 왠지 떨어져 나가질 않는다. 부어버린 목. 줄줄 흐르는 콧물. 열때문에 벌개진 얼굴. 그리고 두통. 전기장판을 빵빵하게 틀어두고 두꺼운 이불을 머리까지 덮고 땀을 한껏 흘리면서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 거란 예상과는 달리 새벽이 되도록 잠을 못잤다. 감기약에 취해 몽롱해 있는 상태. 어디선가 시원한 무언가가 머리위에 얹혀졌다. 무언가 하고 눈을 뜨니 머리 맡에 앉아있는 리배냥. 항상 이녀석이 물을 마실때면 양발을 다 적시곤 하는데... 마치 '집사 아프지마..'라며 바라보는듯한 눈빛으로 머리맡에 앉아있었다. 그게 너무나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으니 그르릉대는 소리를 내기 .. 더보기
반짝이는 눈 “퍽” 내 주먹이 녀석의 볼에 정확하게 맞았다. 주먹이 조금 얼얼했지만 참을 만하다. 녀석은 여전히 사나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하얀 눈밭에 붉은 피가 섞인 침을 뱉고 욕지거리를 쏟아낸다. 그렇게 몇 번을 주먹과 발길질을 주고 받았다. 숨이 거칠어졌다. 나도 그리고 그 녀석도. 몸이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옆 반 거짓말쟁이 녀석의 말을 듣고 와서 시비를 거는 녀석을 보며 억울하다 말했지만 녀석은 내 말을 믿지 않았다. 3년을 보아온 나보다 한달 전에 이름을 알게 된 옆 반 거짓말쟁이의 말을 믿는 저 녀석이 내 친구였다는 것도 분하다. 그래서 울고 싶을 정도로 아픈데 억지로 꾹 참는다. 싸움은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지는 것이다. 굳이 정하지 않았지만 그건 우.. 더보기
그 때, 처음부터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건 아니었다. 낯선 타지에서, 누군가를 마음에 둘 만큼의 여유도 없었으니까. 너는 항상 빛나는 사람이었다. 너의 주변은 항상 밝은 빛이 그득했고, 사람이 넘쳐났다. 그렇게 나와는 상관없어 보였던 네가, 어느 순간부터 내 삶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정스레 다가오는 너를, 나는 모질게 밀어냈다. 내게 쏟아지는 시기와 질투어린 시선을 감당할 수가 없었으니까.. 그 때, 나를 바라보던 너의 눈빛을.. 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더보기
이게 뭔소리냐 나는 네게 눈이 멀고 너는 내게 맘이 멀고 네게 가는 길이 멀고 내게 오는 길이 멀다 내눈의 강물은 깊고 네눈의 감정은 옅다 더보기
아이와 엄마 아이는 모니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멀리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만 그저 잘못 들은 것이라 생각했다. 점점 소리가 커졌다. 커지는 소리에 분노가 섞이기 시작했음을 느꼈다. 아이는 잠깐 뒤 돌아 보지만 이내 모니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두려운 감이 생겼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을 물거품으로 만들기엔 너무나 아까워 그렇게 하지 못하고 말았다. 아이가 바라보는 모니터에는 이런 저런 그림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엄마는 아이의 뒤에서 아이가 바라보는 모니터를 같이 바라봤다. 엄마는 아이의 뒤통수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분노를 넘어선 차분함으로 아이를 불렀다. 아이는 엄마의 낮은 목소리에 경기를 일으키듯 놀라고 말았다. 더 이상 모니터 화면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이의 몸 속 깊은 곳에서 쿵닥.. 더보기